"보안전문업체 지정돼도 실익 없다" 정보보호업계 `시큰둥`

 정보보호업체들이 오는 26일부터 신청서를 접수받는 정보보호전문업체 추가지정에 소극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정보보호전문업체 추가지정에 참여할 것을 검토해왔던 세넥스테크놀로지, 싸이버텍홀딩스, 데이타게이트인터내셔널, 이니텍, 한국정보공학 등이 참여의사를 전면 백지화했다. 또 지난해 1차 정보보호전문업체 지정 당시 고배를 마셨던 삼성SDS, LGCNS, 한국IBM 등은 신청마감 10여일을 앞둔 현재까지 입장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보보호전문업체 추가지정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인 업체는 코코넛, 퓨쳐시스템, 넷시큐어테크놀러지, 인포섹 등 4개 업체에 그치고 있다. 결국 이번에 신청할 4개 업체가 모두 정보보호전문업체로 추가 지정된다고 해도 기존 9개 업체를 포함해 정보보호전문업체는 총 13개가 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이같은 업체수로는 정통부가 이달중에 2차로 확정하게 될 60여개의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무리없이 진행하기에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업체 ‘실익’ 낮다=올초까지만해도 정보보호전문업체를 추가 지정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던 업체들이 대거 지원을 포기한 것은 정보호호전문업체에 대한 실익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관련업체들은 지난해말 선정된 9개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이 올 상반기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으나 치열한 가격경쟁으로 그다지 수익을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정통부가 이달중에 2차 주요 정보통신기반시설을 확정한다고 하지만 정보보호 컨설팅 대가기준에 대한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업체들이 지원계획을 백지화한 주된 이유는 ‘돈’이 안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이 컨설팅 이외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솔루션 판매 등 기존 사업과 연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정보보호전문업체 신청요건에 맞추기 위해 인력충원이나 실적확보 등에 무리하게 노력하는 것보다 기존 사업에 충실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당초 당연히 지원할 것으로 예상됐던 대형 SI업체들도 실익성 여부에 대한 문제로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지난해 지원했다 고배를 마셨던 한 SI업체 관계자는 “지난번 지원 당시 준비한 경험이 있어 요건은 모두 충족된 상태지만 사업성이 낮아 고민중”이라며 “또 1차때 탈락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경우 SI업체 입장에서는 큰 망신이기 때문에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틀 획득에 무게 둔다=이번 신청에 나설 4개 업체들도 정보보호컨설팅 시장의 침체로 사업성이 낮다는 데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이들 업체가 정보보호전문업체 자격 획득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타이틀 획득’이다. 정보보호컨설팅 사업으로 수익을 높인다기 보다 다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문업체’라는 자격증을 얻기 위한 노림수가 더 크다는 것이다. 전문업체 추가지정에 신청서를 준비하고 있는 한 정보보호업체의 사장은 “그동안 전문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컨설팅과 상관없는 솔루션 판매나 서비스 영업에 큰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에 신청을 준비하는 것은 컨설팅보다는 다른 사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