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너나없이 진출했던 종합상사들의 B2B·B2C사업이 추진 3년째를 맞이하면서 ‘2강 3약’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미 상반기 결산을 마감한 현재 삼성물산·SK글로벌이 자체 출자 또는 분사시킨 B2B·B2C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대우인터내셔널·현대상사·LG상사 등은 관련사업을 잇따라 접거나 방관자세로 일관하고 있어 당분간 관련시장에서 2강의 독주가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2강을 포함한 대다수 종합상사들이 내부적으로 전자상거래(EC) 시대를 대비한 ‘e상사’로의 접근에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인프라 정비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종합상사의 역할론은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사업, 삼성·SK 체제로=삼성은 지난해 일부 실패한 인터넷사업을 과감히 구조조정하는 소위 ‘선택과 집중’을 단행한 이래 올해 기출자한 3개 e마켓플레이스의 영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화학e마켓인 켐크로스의 경우 상반기 화학경기 활황으로 실적이 크게 호전됐다. 상반기 총 거래량 3억2000만달러(한화 약 3800억원), 매출 3025만3831달러, 세후 이익 23만2918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당초 내년 중반기로 예상하고 있는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올해 말 정도로 단축될 것으로 삼성물산측은 보고 있다.
의료e마켓인 케어캠프 역시 호조다. 상반기에만 매출 242억7600만원, 세후 이익 5억4300만원을 보이며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의 신장세를 기록했다. 수산e마켓인 피쉬라운드는 지난해 이후 컨설팅, 에이전시, 트레이딩 등 사업의 고도화 및 조기 온라인화를 실현하며 현재 2억달러에 육박하는 상반기 거래액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은 778만7193달러(약 936억원), 세후 이익은 29만4352달러로 집계됐다.
또 삼성물산은 B2C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몰은 지난해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처음으로 4분기 흑자를 달성했으며 올해들어 매출 1460억원, 경상이익 1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총 매출 3200억원, 순이익 30억원이 연내 기대된다.
SK글로벌은 지난 2000년 출자한 B2B e마켓 켐라운드가 올 3월 문을 닫는 시련을 겪었지만 B2B·B2C 종합쇼핑몰인 ‘SK디투디’에서는 상반기에만 매출 700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0% 신장된 것이다. 올 예상 매출은 155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며 최근 클릭OK와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SK디투디 조창준 사업부장은 “SK디투디는 지난해 4월 인터넷쇼핑몰 오픈이래 월 방문자 600만명, 회원수 70만명, 연 매출 300% 이상 성장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향후 가전, 컴퓨터 상품군의 강화로 SK그룹의 대표 종합쇼핑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3약들의 현황=대우, LG, 현대 모두 지난해 이후 B2B·B2C사업에서 신규투자는 전무하다. 단지 대우가 올 4월에 인터파크와 연계해 ‘맞춤PC’ 인터넷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LG와 현대의 경우 지분 출자한 e마켓 켐라운드가 수익성 부재로 문을 닫음에 따라 인터넷사업 투자가 냉각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사의 경우 B2C부문에서 출자한 IHM코리아(이사서비스), 인포웹, 홈TV인터넷 등을 접었다.
◇e상사 추진=대부분의 종합상사 모두 e상사로의 동일몽을 꾸고 있다. 현재 삼성, SK가 공급망관리(SCM)를 구축해 가동 중이며 대우 역시 자동차부품사업부의 SCM을 추진하고 있다. e트레이드 분야에서도 삼성·SK를 선두로 대우, 현대, LG 등이 EDI, IT기반 창고관리업, 전자무역지불결제 등에 참여하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