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2005년까지 세계 노트북PC 5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중국에 대규모 노트북PC 공장을 설립한다. 삼성전자의 중국 진출은 국내 PC업체로는 삼보컴퓨터에 이어 두 번째며 노트북PC 전용공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중국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PC공장을 설립한다는 경영계획을 마련하고 쑤저우·상하이·톈진 등 3곳을 후보지로 놓고 최종 저울질하고 있다”며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곳에서는 중국 내수용 노트북PC와 델·게이트웨이 등 기존 해외 메이저 공급처의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며 “최소 월 2만대 이상의 물량을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중국 내수 노트북PC 시장에 진출, 연초에는 1000여대 판매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센스Q·SP10 등 주력모델이 큰 인기를 끌면서 3000∼4000대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중국내 고급 브랜드 전략에 맞춰 경쟁사인 도시바나 컴팩 제품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인기를 끌고 있어 중국 공장이 가동될 경우 대대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또 중국 생산기지 구축으로 가격 경쟁력을 대만 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려 델이나 게이트웨이 등 해외 메이저 PC업체 공급 물량 확대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측은 “2년 전부터 중국에 대만을 비롯한 전세계 노트북PC 생산기지가 속속 구축되고 이에 따라 부품 등 관련 인프라 산업도 빠르게 발전하는 추세여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중국 진출이 꼭 필요하다”며 “또 내년 일본을 앞질러 2위의 PC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장 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중국 거점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중국 진출로 그동안 LG전자가 주도해온 국내 노트북PC 수출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강체제로 바뀌는 한편 국내 업체들과 대만 업체들이 더욱 치열한 시장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연초 2005년까지 자가 브랜드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사업을 확대, 세계 노트북PC 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한다는 경영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