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아닌 이동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하거나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는 무선인터넷서비스는 지난 99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며 인터넷 산업의 또다른 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무선인터넷은 특히 엄지족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10대, 20대의 젊은층을 파고들고 있어 향후 인터넷 산업 성장의 튼실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문메시지서비스(SMS) 수준에 머물던 무선인터넷서비스는 이동통신단말기에 브라우저나 프로그램 다운로드용 플랫폼이 내장되면서 데이터통신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무선인터넷을 통한 벨소리 다운로드나 캐릭터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오락 위주의 콘텐츠 이외에 멀티미디어서비스, 증권거래, 금융거래, 신용카드 결제, 방송서비스, 전자상거래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가 등장해 유선인터넷에 근접해가고 있다.
무선인터넷 확산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혁혁한 공이 있었다. 음성 통화료만으로 매출의 한계를 절감한 이동통신사들은 무선인터넷을 대안으로 보고 이를 집중 육성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말부터 cdma2000 1x EVDO 등 고속 무선데이터통신을 위한 네트워크 확충에 집중 투자했으며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솔루션, 차세대 무선인터넷 플랫폼 및 브라우저 개발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매출은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의 올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2541억원보다 124% 늘어난 5730억원으로 증가했다. 무선인터넷 매출은 음성분야 매출 감소분을 상쇄시키면서 주력 수익원으로 급부상했다. 무선인터넷 매출이 전체 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4%에서 8.4%로 높아졌다. 이에따라 무선인터넷 매출은 3∼4년 이내에 이동통신사 전체 매출의 20∼30%로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각각 ‘네이트’ ‘매직엔’ ‘이지아이’라는 브랜드로 대표된다. 이들은 수천여종의 콘텐츠 및 서비스를 거느린 거대 종합 포털로 다음·야후 등 유선포털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초기 벨소리, 캐릭터 등 오락 위주였던 이들 포털은 최근 3차원 그래픽 콘텐츠, 스트리밍 동영상, MMS, 방송 서비스, 증권거래, 뱅킹, 복권, 메일 송수신, 메신저 서비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부터 텍스트 위주였던 브라우저 서비스 대신 관련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선보여 사용자들을 무선인터넷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이동통신사들은 위치기반 서비스, 자동차와 연계한 텔레매틱스 등 신규시장 공략을 가시화하고 있다.
한편 올 하반기로 예정된 무선인터넷망 개방에 따라 다음 등 유선계 포털이나 콘텐츠업체들의 독립적인 무선인터넷 사업도 기대된다.
<>SK텔레콤-네이트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시장의 성숙기 도래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으로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올해에는 전국 81개 도시에 1x 망을 설치했으며 5대 광역시에는 cdma2000 1x EVDO 네트워크도 집중 투자하는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 인프라 갖추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유무선 통합 포털인 ‘네이트’로 무선인터넷 서비스 브랜드를 통합했다. SK텔레콤은 ‘네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를 가지고도 통합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전방위적인 사업자로 도약할 방침이다. 현재 ‘네이트’에는 벨소리·캐릭터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메일·e카드·영상편지 등의 메시징 서비스, 동호회·메신저·채팅 등의 커뮤니티 서비스, 위치정보·뉴스·날씨·스포츠·증권·오락·연예·성인정보 등을 제공하는 무선 멀티미디어 방송 서비스, 증권·뱅킹·카드·보험·대출 등의 금융서비스까지 모든 서비스가 망라돼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네이트 이용자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컬러단말기 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을 통해 주부들과 40대 이상 고객 연령층을 무선인터넷 세계에 진입시키는 한편 오락 위주의 콘텐츠도 고객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물론 멀티미디어 및 유무선 연계서비스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또 또 위치기반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집중 투자, 멀티미디어 서비스 본격 출시, 전자복권·모바일쿠폰·모바일주문 등 m커머스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m커머스와 관련해서는 이미 모바일 카드 사용이 가능한 슬롯단말기 개발을 마쳤으며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기능이 담긴 이른바 원칩 단말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PDA·VMT 등 이동전화 이외 다른 무선단말기를 위한 무선인터넷 서비스도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네이트를 내세워 올해 1조원 이상의 무선인터넷 매출을 올릴 계획이며 오는 2005년에는 음성 위주의 기존사업 대 신규사업 비중을 7 대 3으로 만들 계획이다.
<>KTF-매직엔
KTF는 지난 99년 10월 유무선포털 ‘퍼스넷’을 오픈하고 ME브라우저를 채택한 무선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해 1월에는 무선데이터 브랜드인 ‘매직엔’을 런칭했으며 이어 11월에는 아이콘 방식의 무선 멀티미디어서비스 멀티팩을 출시하는 등 무선데이터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KTF의 무선인터넷 전략은 아이콘 방식의 멀티팩과 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핌(fimm)을 최전방에 앞세워 무선 멀티미디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즉 무선 멀티미디어 플랫폼 ‘멀티팩’과 최고 2.4Mbps의 초고속 무선 데이터 서비스인 핌을 통해 컬러화면의 3차원 그래픽 콘텐츠, 스트리밍 VOD 콘텐츠, MMS, 영상전화, 방송생중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작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멀티팩의 가입자는 서비스 개시 9개월이 지난 현재 150만명을 돌파했으며 패킷 이용량도 연초대비 5배 이상 증가한 2억 패킷량을 기록하는 등 KTF의 무선인터넷 활성화와 그에 따른 사업 수익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KTF는 이 같은 멀티팩의 성공을 동기식 IMT2000 서비스인 핌과 연계해 무선 데이터 시장을 꽃피우겠다는 계획이다.
KTF는 또 이제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하드웨어적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보고 올 하반기부터는 콘텐츠 확보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KTF는 지난 2월 KBS·iMBC·SBSi와 멀티미디어 콘텐츠 공급에 관한 제휴를 맺고 현재 멀티팩을 통해 지상파 방송 3사의 각종 멀티미디어 동영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KTF는 또 이용률이 높은 콘텐츠(킬러 콘텐츠)를 집중 육성해 기존 유무선 매직엔 포털 서비스의 질적 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최첨단 휴대폰 지불거래 서비스인 ‘케이머스’의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KTF는 이런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올해 총 6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2005년까지 무선데이터 매출을 KTF 총 매출의 2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LG텔레콤-이지아이
LG텔레콤은 지난 99년부터 이동전화로 각종 웹사이트를 검색할 수 있는 WAP방식의 무선인터넷 ‘이지아이(ez-i)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로 인터넷에 접속, 각종 웹사이트 검색은 물론 쇼핑, 전자우편 송수신, 주식 주문 및 매매, 은행계좌 조회, 개인일정관리 등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인터넷 경매, 일간지 뉴스 검색, 항공권 티켓예약 및 예매, 오락, 교통, 여행 및 레저, PC통신, 취업, 미팅, 건강 등의 다양한 사이트 검색 및 주문도 가능하도록 했다.
LG텔레콤은 2000년부터는 자바 기술을 도입, 게임 등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반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올해 ’생활무선인터넷’의 정착이라는 슬로건 아래 m커머스, 텔레매틱스, 위치기반서비스, 홈오토메이션 등으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위치기반서비스와 MMS, 주문형비디오(VOD) 등 무선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일부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LG텔레콤은 적외선 휴대폰 신용카드, 바코드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m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적외선 휴대폰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이용자는 휴대폰만으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먹고, 음식점에서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다. LG텔레콤은 이와 관련, 2003년까지 30만 가맹점을 확보할 방침이다.
LG텔레콤은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지난 2000년 11월부터 무선 차량정보 서비스 제휴를 체결, 텔레매틱스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텔레콤이 준비중인 텔레매틱스는 019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해 차량안에 장착된 무선모뎀 내장형 액정 단말기를 통해 운전자가 차량안에서 교통정보, 전자상거래, 금융거래 등이 가능하며 인터넷에 원격 접속해 호텔 예약, 팩스 송수신, 오락 등을 즐길 수 있는 차량용 통합정보 솔루션이다.
LG텔레콤은 국내 최대 보안업체인 에스원, 일본 보안업체 세콤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GPS위성 및 무선통신망을 통한 최첨단 ‘모바일 경호 서비스’도 올해말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