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온라인게임 세계화

 ◆윤석호 CCR 사장 shyoun@ccr.co.kr

올해에도 아케이드게임과 PC게임 시장의 불황과 침체 속에서 유독 온라인게임만이 국내와 해외를 바삐 넘나들며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PC방 인프라와 끊임없이 개발되는 게임들, 국내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불과 2, 3년 사이에 수백개의 개발사가 생겨나고 수많은 온라인게임이 시장에 나오면서 이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최근 들어 부쩍 가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한정된 국내시장 대신 해외쪽이 개척할 시장이 훨씬 넓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을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그리고 유럽에 이르기까지 국내 온라인게임이 진출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특히 중국은 한류 열풍과 맞물려 국내 온라인게임 해외진출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잡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현재 20여종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50여종의 게임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본, 미국 등 전세계 게임시장을 주도하는 선진시장 공략과 진입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최근 들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여전히 일본, 미국 시장은 비디오게임과 아케이드게임 시장 중심이고 유통구조 역시 PC방이 아닌 대형 퍼블리셔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국내 온라인게임의 진출이 결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또 게임문화의 이질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중요하다. 미국은 롤플레잉게임을 선호하지 않는다. 반대로 국내 게이머들은 롤플레잉게임과 전략시뮬레이션게임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다. 한 업체의 게임이 중국에서는 동시접속자 수십만명을 기록하는 반면 또 다른 업체는 미국시장에서 연이어 실패하는 것도 이런 문화적 이질감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역시 비디오게임 문화에 익숙해져있다 보니 온라인상에서 여럿이 즐기는 게임에 익숙하지 않다.

 물론 국내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도 국내만큼의 인기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선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 먼저 해당 국가나 지역의 현실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단순히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으니 해외에서도 성공하리라는 식의 생각은 곤란하다. 해당 지역에 대한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며 자본력과 그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높은 탄탄한 현지 업체를 물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 열악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극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만, 중국시장에서의 국내 온라인게임의 성공엔 인터넷 카페의 활성화와 초고속통신망의 광범위한 보급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나 미국, 유렵은 국내처럼 인프라도 열악하고 초고속통신망 보급률도 무척 낮다. 즉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해당지역 진출 업체들은 이용자 확보 뿐 아니라 시장개척도 함께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지막으로 언어, 문화, 지역의 이질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국제적 감각의 게임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그래픽의 깊은 맛부터 게임의 재미에 이르기까지 좀 더 국제적 취향에 맞추는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들이 아직까지는 내수용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 외에도 세계적 게임기획자, 게임마케터, 게임개발자들을 양성해야 하며 주먹구구식의 경영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또 맘놓고 개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개발자금을 확보하는 것과 정부나 관련기관단체들의 전폭적인 정책적 지원 등도 함께 뒤따라야 비로소 국내 게임이 세계시장을 노크하기 위한 준비를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온라인게임 시장은 과도기에 접어들고 있다. 안으론 국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며 밖으론 해외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모든 온라인게임업계가 동시에 내수시장 확충과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게임의 기획, 개발에서부터 세계적 수준의 게임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