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서명이 담긴 재무제표를 제출토록 요구한 마감시한인 14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이를 지킨 기업이 9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내부자료와 온라인 공시스템인 에드거를 분석, 14일까지 재무제표 제출을 요구받은 695개사 가운데 629개사가 시간을 지켰다고 보도했다. SEC는 구체적인 접수현황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로써 미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부시 행정부가 단행한 ‘재무제표 서약’ 조치는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게 됐다. 특히 회계부정으로 얼룩진 미국 주식시장의 불신을 해소, 증시는 물론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EC는 사전에 제출기한 연장을 요청한 기업과 마감이 임박해 특별한 사유로 제출기한 연장을 요청한 기업들에 5일을 추가로 주어 작업을 마치도록 했다.
정보기술(IT) 기업으로는 제네럴일렉트릭(GE)·인텔·AOL타임워너 등이 재무제표를 제출했고 월드컴·퀘스트커뮤니케이션스 등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미국 기업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매출액 12억달러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회계보고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SEC측은 “기업들마다 회계연도가 달라 보고서 제출 마감시한은 9월부터 연말까지 다양화했다”면서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특별한 제재가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제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당기업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AOL타임워너는 14일 회계보고서를 제출하면서 4900만달러의 매출이 부적절하게 계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인터넷 사업부문 광고거래 관행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지고 지난 2000년 타임워너와 AOL의 합병에서 실무 총책임을 맡았던 데이비드 콜번 수석부사장은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