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TV 및 방송관련기기 수요를 주도하는 미국시장에서 개인용비디오녹화기(PVR)가 올 상반기중 160만대나 팔리는 등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오는 2007년까지 미국 전역의 모든 TV에 디지털TV튜너 부착을 의무화한 바 있어 국내 업체들의 미국 PVR시장 공략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USA투데이(http://www.usatoday.com) 등 외신과 포레스터리서치의 7월 발표 자료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올 상반기에만 총 160만대의 PVR가 팔려 미국 내 가구보급률 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보급 확산의 탄력을 받으면서 총 4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는 등 빅뱅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아날로그방송과 케이블방송을 연결해주는 장치로 시작한 셋톱박스가 HDD를 부가한 진보된 형태의 셋톱박스인 PVR로 발전해 출시된 지 3년만에 미국에서 수요 급증세를 보인 것을 세계 PVR시장 대폭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낙관요인으로 보고 수출 확대 가능성을 밝게 점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는 올 연말까지 미국시장에서 400만대가 팔리고 이같은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2007년에는 미국에서만 462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닐슨미디어리서치가 대표적인 PVR 제작업체이자 공급사인 티보사의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청습관 조사에 들어갈 정도로 PVR의 영향력은 확대일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미국 제2위의 케이블TV업체 타임워너 케이블이 티보나 리플레이TV와 유사한 PVR 기능을 갖춘 셋톱박스 공급에 나선다고 밝히는 등 6400만 가구가 가입한 미국내 10대 케이블 운영업체 중 8개사가 PVR 서비스를 검토중이거나 이미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LG전자, 삼성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LG전자가 지난해말 디렉TV와 첫 공급계약을 맺은 데 이어 삼성전자가 공급을 준비하는 등 대기업 중심의 시장공략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AOL타임워너 계열 터너브로드캐스팅(TBS)의 제이미 켈너 회장이 지적했듯 “PVR가 보급돼 상업광고를 없애버리면 시청자들은 더 이상 무료 프로그램을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점 등은 PVR를 이용한 콘텐츠 복제시 저작권을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 현 시점에서 최소한 400달러에 달하는 고가라는 점과 다른 기기와 연결성 취약성 등은 오픈마켓에서의 PVR 확산에 장애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미국시장이 하반기 들어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은 부담스런 점이긴 하지만 이미 미국시장의 물꼬를 튼 만큼 시장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