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업>흑자 元年 `부활의 노래`

최근 인터넷기업들의 실적이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IT시장의 침체와는 달리 인터넷 대표기업들의 실적개선은 IT붐업의 주인공처럼 침체한 시장을 견인할 주인공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 맞아 떨어져 더욱 큰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터넷기반의 세계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의 성장가능성 또한 크다. 이와 관련, IDC의 예측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향후 2005년까지 31조원 이상으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86.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시장에서 인터넷기업들이 부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야후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억26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4% 증가했고, 주당 3센트의 순이익을 달성해 월가의 예상치(주당 2센트 순이익)를 뛰어넘었다.

 야후의 실적 호전은 주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프리미엄 서비스의 개발에 기인한다. 즉 야후의 광고(Marketing Services) 매출 비중은 전년 동기의 77%에서 60%로 줄어든 반면 전자상거래와 프리미엄 서비스 관련 매출은 23%에서 40%로 크게 늘어났다. 아마존도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올해가 인터넷기업들의 흑자전환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증시의 한 전문가는 “미국 인터넷기업들의 실적 호전은 국내 인터넷기업들의 실적과 직접 연관되는 동조성이 강하다”며 “미국에서의 인터넷기업 부상은 곧 국내 인터넷기업의 부상을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가도 마찬가지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재가치(실적)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국내 인터넷 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은 어떨까.

 국내 인터넷업체들의 2분기 실적은 다음, NHN 등 포털업체와 옥션, 인터파크 등 전자상거래 업체 등 모두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올 상반기 흑자를 13배 이상 늘렸으며, NHN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에서 올 상반기 무려 137억14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옥션과 인터파크 역시 사업개시 처음으로 적자경영에서 탈피 흑자원년을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밖에 인터넷 각 부문 대표기업들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되거나 영업손실폭을 축소하는 등 실적개선이 급진전되고 있다.

 무선인터넷의 활황으로 무선콘텐츠업체들의 약진도 돋보인다. 이들 업체의 고속 성장은 무선인터넷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올들어 이동통신사업자의 투자와 서비스 확대에 힘입어 상반기중 벨소리·게임·멀티미디어 등 무선인터넷 콘텐츠업체들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주요 솔루션업체들도 지난해 연간 매출과 맞먹는 실적을 올렸다. 특히 무선인터넷 경기의 지표라 할 수 있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 부문 매출은 지난해에 이어 급성장세를 보이면서 올해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주력 아이템으로 부상한 벨소리와 캐릭터 분야 업체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벨소리 및 휴대폰 결제 업체인 다날의 경우 지난해 14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들어선 1분기에만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인터넷업체의 한 관계자는 “올해가 인터넷업체들의 흑자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인터넷업체들이 순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분법평가손실 등 영업외손실을 줄여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같은 실적개선이 바탕이 돼 인터넷업계는 하반기에도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장을 이끌 분야는 전자상거래, 온라인광고, 유료콘텐츠 등으로 요약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는 전자상거래다. 정보보안 및 결제수단의 안정화, 상품의 다양화로 주요 종합 포털은 물론 전문 인터넷 쇼핑몰의 수익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종합 포털은 다양한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기반으로 끌어모은 회원들의 전자상거래 이용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가 주 수익원을 차지하는 다음·옥션·인터파크 등의 수익증가가 기대된다.

 온라인광고의 증가도 예상된다. 상반기에 주요 포털 대부분의 배너광고 수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다양한 포맷의 동영상 배너광고가 속속 등장하면서 배너광고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대된 결과다.

 자동차·카드·여행·병원 등 다양한 오프라인 광고주들이 온라인광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도 온라인광고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온라인광고의 미디어채널인 포털, 온라인광고 대행사 및 미디어렙 등의 수익증가가 기대된다. 특히 포털업계는 검색엔진에서 검색어 입력시 관련광고를 게재하는 키워드광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유료콘텐츠의 성장은 음악·게임·만화·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주도하는 가운데 온라인교육과 여행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경우 온라인 네트워크 게임이 지속적인 인기를 모으고 멀티미디어 전용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의 보급으로 VOD 형태의 영화서비스도 차츰 수익성 개선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특히 온라인교육 분야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교육 분야는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도 유료화에 대한 저항이 작은 분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 동영상 교육 콘텐츠의 증가로 온라인 강의가 더욱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내용이 갈수록 알차지면서 입시에 전념하는 중고생은 물론 직장인들에까지 고객층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주5일 근무제의 확산으로 여행서비스의 인기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주말여행 상품 및 테마여행, 해외여행 패키지들이 대거 선보이고 여행상품과 연계된 음식점·콘도·레포츠 상품정보 등으로 정보제공범위가 확대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 개발이 활발할 전망이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