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레이저기기 현재와 미래>(2)치과

 

 수치과 류홍렬 원장(http://www.sudent.com)

 치과 하면 흔히 공포스러운 기계음과 통증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치가 있는데도 치과 가기가 무서워 차일피일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레이저가 치과 영역에서도 하나의 치료도구로 자리잡으면서 통증에 대한 환자들의 고민이 점차 해결되고 있다. 치과에서의 레이저기기는 60년대 초에 처음 시도되었지만 80년대에 들어서야 실용화됐다. 특히 국내에는 90년대 중반에 도입되기 시작했고 레이저 치료의 임상적 이점이 나날이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기존의 드릴기기(핸드피스)를 대신할 새로운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이저는 충치 치료·잇몸 성형·치아 미백·짧은 혀 치료·레진(충전제) 치료 등에 다양하게 이용되며 드릴기기에 비해 통증과 출혈이 없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레이저는 일반 빛보다 깊고 강하게 침투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에너지를 목표물에 집중 조사할 수 있어 파괴력이 크고 주변 조직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충치 치료시 발생되는 통증은 치료기와의 마찰열에 의해 유발되는데 레이저 치료는 광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통증이 전혀 유발되지 않는다.

 충치를 치료하는 데 있어 대표적인 레이저기기는 물방울 레이저와 아르곤 레이저를 들 수 있다. 물방울 레이저는 레이저의 파워가 물방울을 따라 분사되면서 충치로 부식된 치아 부위를 제거한다. 충치 제거 이외에도 잇몸 성형, 늘어진 잇몸 제거, 구강점막 궤양 치료, 설소대 수술 등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아르곤 레이저는 파란색과 초록색의 두가지 빛을 가지는데 파란 빛은 충치나 미백치료에 효과적이며 초록 빛은 잇몸 성형과 같은 연조직 수술에 많이 이용된다.

 특히 치아의 섞은 부위를 제거한 후 충전제로 메우는 레진 치료시 레이저를 이용하면 보다 단단하게 굳힐 수 있고 시간도 2∼3배 단축된다. 레진 치료란 원래의 치아 형태 및 색상과 비슷하게 하는 것이다.

 충치 치료 이외에 치아 미백에도 레이저가 효과적으로 적용된다. 기존에는 치아 미백시 미백제를 바른 치아에 미백 라이트(빛)를 쬐였는데 이때 불필요한 열이 함께 발생되어 치아에 통증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루마아치 레이저를 사용하면 기존 치료법의 단점이었던 통증과 시린 증상을 최소화하고 치료시간도 단축된다.

 그러나 레이저는 아직까지 드릴기기를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경조직은 레이저만으로 뚫기 힘들어 단단한 충치를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서 아직은 드릴기기와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레이저가 기존의 치료 방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치과용 레이저는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질환을 새로이 정복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치료과정에서 발생되었던 통증·출혈·소음으로 인한 환자의 공포심을 줄여주는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무통 치료·소음 감소·지혈성만으로도 치과 치료에 적극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레이저의 도입으로 치과에 가기를 두려워하는 수많은 환자들을 아픔 없이 치료할 수 있다면 환영할만한 일이다. 또 꾸준한 연구개발로 다양한 치과용 레이저기기가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경조직을 뚫을 수 있으면서도 주변 연조직을 손상시키지 않는 발전된 형태의 레이저가 개발된다면 치과 분야에 보다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저가 굳이 없더라도 기존의 드릴기기 방식으로 치과질환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는 아직 레이저기기가 대중적인 치료 수단으로 완벽하게 자리잡지 못했을 뿐더러 제대로 국산화된 치과용 레이저 하나 없다. 하루빨리 일반화되어 두려움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