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 CPU 채용 노트북 PC 시장 퇴출

 기존 노트북에 비해 최대 100만원까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지난해 중반부터 국내 노트북 PC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데스크톱 CPU 탑재 노트북 PC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인텔이 지난 5월 모바일 CPU와 데스크톱 CPU간 가격차이를 줄이기 위해 모바일 CPU 가격을 최대 58%까지 인하하면서 가격적인 이점을 크게 상실한 데다 이 시장마저도 AMD의 저가 노트북 PC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텔이 다음달 모바일 펜티엄4 CPU에 대한 가격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노트북 PC와 모바일 CPU를 채용한 제품간 가격격차는 더욱 좁혀질 것으로 보여 데스크톱 CPU 채용제품의 퇴출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오는 10월에는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노트북 PC제품인 7600M시리즈를 단종할 예정이다. 삼보의 7600M시리즈는 한 때 이 회사 전체 노트북 PC 판매량의 3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2.0㎓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제품과 1.6㎓ 모바일 펜티엄4 CPU를 채택한 노트북 PC의 가격이 거의 같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모바일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발열문제 때문에 2.2㎓ 이상의 데스크톱 CPU는 노트북 PC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종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 모델을 데스크톱 CPU채용 노트북 PC로 구성해온 현대멀티캡은 다음달부터 모바일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 PC를 판매키로 하는 등 데스크톱 CPU채용 노트북 PC비중을 단계적으로 크게 낮춰 나갈 계획이다.

 이 회사측은 “지난해의 경우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모델의 가격이 전용 CPU를 채용한 타 제품에 비해 100만원 가량 저렴해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가격 이점이 많이 사라진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의 제품군은 모바일 CPU를 채용한 제품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데스크톱 CPU를 채용한 노트북 PC인 ‘S690’시리즈를 단종하는 대신 저가 노트북 PC로는 AMD의 듀론 및 애슬론4 CPU를 채용한 센스 SA10을 선보이고 있다. 또 인텔이 최근 일부 업체에 제공하는 펜티엄4C CPU를 채용한 펜티엄4 노트북 PC를 선보이고 저가 노트북 PC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시바코리아도 지난 2월부터 판매한 데스크톱 CPU탑재 노트북 PC인 ‘새틀라이트 1800’을 5월에 단종하고 공급을 중단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