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이미 국내에서 ‘21세기 리더의 선택’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21세기의 지식경영’ 등 많은 미래 경영관련 바이블(Bible)로 인정되는 여러 베스트셀러들을 내놓아 경영인들뿐만 아니라 일반 식자들에게까지 친숙한 피터 드러커 교수가 지난 7월에 ‘Next Society(원제:Managing in the Next Society)’를 내놓았다. 앞서 기술한 그의 미래경영 책들과 같이 드러커 교수는 다음 사회에서 도래할 다양한 현상 및 상황을 설명하고, 경영에 인식이 있는 자로서 해야할 바를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다.
이 책 또한 베스트셀러인지라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었기에 자신의 처지에 따라 느끼는 여러 형태의 느낌들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개발 벤처기업을 경영하면서 다양하게 직면하는 여러 상황을 맥가이버와 같이 긴급하게 해결하고, 무에서 유로의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CEO입장에서 이 책은 또 다른 감흥을 준다.
먼저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최고경영자라고 하는 CEO가 고려해야 할 내용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결국 CEO는 자신이 경영하는 회사가 제공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그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에도 그러하지만 앞으로는 CEO 한 사람의 카리스마로 회사가 운영될 수 없다. 따라서 그는 CEO를 한 오페라를 운영하는 운영자와 같다고 하고 있다. 주연급 및 조연급 가수, 무대 뒤에서 일하는 사람, 청중들 등 다양한 성격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집단들이 하나의 바람직한 결과 생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CEO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래야만 누구에게 언제 명령하고, 누구를 언제 파트너로서 취급할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 내 자원들에 대한 역량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그 자원들을 집중화해 회사의 핵심역량으로 개발하는 데 많은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회사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회사나 CEO의 고려다. 그는 회사의 직원들을 지식기술자(knowledge technologist)로 보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교육을 받고, 자신을 전문가로 생각하는 직원들을 이전의 근로자 다루듯이 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요즈음 벤처 기업들이 이들에 대해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를 통한 금전적인 보상으로 이들의 물질적 야망을 만족시킴으로 매수하려 하나, 이 또한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이들이 회사에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머무르도록 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경영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그들의 가치관을 회사에서 만족시켜 주고, 회사에서 그들이 생산하는 결과가 사회에서 인정받도록 하고, 회사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피고용자가 아닌 동료 경영자로서 더불어 이루어나가는 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향한 회사의 방향 설정과정에서의 고려다. 그는 항상 미래를 향한 회사는 모든 변화에 주목하고 변화의 현상을 관찰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기회가 될 수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변화이고 새로운 것인가, 단순한 유행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늘 던지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 회사가 얻게 되는 성과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성과와 장기적인 성과를 조화롭게 고려하면서 목표를 설정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어두움 속에서 새벽을 준비하는 자만이 아침햇살을 맞이할 수 있듯이, 살을 깎는 자기 갱신과 철저한 준비가 현재 국내 벤처기업에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벤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현재 벤처기업으로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분주한 경영자들에게, 또한 어느 정도 자기기반을 구축해 이제 IPO나 상장의 기회를 갖고자하는 경영자들에게 그리고 상장도 하였으나 다음회사의 방향설정으로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 피터 드러커의 음성이 곁에 두고 여름을 마무리하기에 좋을 듯하다.
<글루시스 박성순 사장 sspark@gluesy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