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테크의 영업은 고객업체의 연구실에서 시작됩니다. 제품 개발 초기부터 고객사의 연구진과 함께 제품의 기술력 향상에 맞는 시장가격을 결정하며, 생산과정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도 함께 고민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최근 2005년 매출 1조원을 달성, 세계적인 부품 전문마케팅업체로 거듭난다는 장기 비전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삼테크 이찬경 사장(56)의 말이다. 그는 최근 잇따른 혁신기술 마케팅으로 IT 유통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삼테크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메모리와 TFT LCD, 인텔의 CPU 등 국내 알짜 유통품목을 모두 거머쥐며 지난해 매출 3070억원을 기록해 유통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든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5년 연매출 1조원이라는 계획을 수립한 것은 최근 정보통신산업이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중국 유통시장 진출 성공에 힘입은 바 크다.
이 사장은 단순한 유통업체를 넘어선 전략으로 이미 업계 선발업체로서 유통업계의 모범이 되고 있다. 단말기업체들의 기술진을 부품 생산라인으로 직접 초대해 각종 기술자문과 고충해결에 나서는가 하면 신제품을 출시할 때면 발표 전에 자사의 거래처들을 초청, 제품·기술설명회를 갖는다. 이런 적극적인 기술마케팅 노력이 유통종가인 이 회사를 새삼 주목받게 하는 이유다.
늘 있는 일이지만 최근의 몇몇 사례를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오는 21일 GSM 단말기업체인 퓨처텔레콤의 기술진을 삼성전기의 MLB제조라인으로 직접 초청해 현장에서 기술자문을 실시한다. 또 9월 초에는 중소 휴대폰 단말기업체 30여개사를 초청해 코엑스에서 제품설명회도 실시한다. 제품설명회 역시 단순히 제품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세미나와 시장 동향 등을 알릴 계획이다.
이찬경 사장은 “그동안 국내 부품 유통업체들은 단순 딜러 역할에 지나지 않아 성장의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최근 기술마케팅을 내세운 영업으로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삼테크는 또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 특히 중국 진출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95년 홍콩에 처음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97년 선전, 2001년엔 샤먼 등에 잇따라 본부를 설치하고 중국 반도체 유통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연내 상하이에 지사를 추가로 설립해 공세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며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중국에서만 약 1300억원(1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LCD·유기EL 등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리튬이온전지 등 산업용 2차전지사업에 참여하는 등 기존 컴퓨터부품 중심에서 차세대 단말기부품 등으로 품목을 다각화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찬경 사장은 “10년 된 전자전문 유통 노하우를 활용, 향후 중국 등 동아시아를 무대로 유통사업을 전개하며 세계적 전자제품 딜러로 거듭날 계획”이라며 “반도체와 TFT LCD 모듈, 이동통신 단말기, PC 및 주변기기 등 완제품으로 유통업체의 성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