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소리, 발신자번호 표시에 이어 이젠 통화대기음으로 개성있는 나를 표현한다.’
휴대폰이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종전의 단순했던 통화대기음을 음악이나 유머스런 멘트 등으로 바꿔 자신만의 독특한 개성을 표현하려는 대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른바 ‘컬러링’(SK텔레콤) 또는 ‘필링’(LG텔레콤)이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올해 5월 SK텔레콤이 처음 시작한 이후 현재 이용자가 200만명을 넘을 정도로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는 대학생들의 절대적인 호응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기존의 단조로운 ‘뚜∼뚜∼’ 하는 통화대기음 대신 여러 장르의 음악과 유머스러운 멘트로 통화 연결 후에도 웃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는 면에서 통화가 잦은 대학생들이 주로 애용하고 있기 때문.
지난 5월 무료서비스를 시작으로 해 지금은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00학번 강세훈씨는 “1학기 기말고사에는 서태지의 ‘필승’, 월드컵 기간 중에는 ‘대∼한민국’, 여름방학에는 놀러가자고 애교부리는 멘트를 컬러링으로 썼다. 평소에 친구들로부터 무뚝뚝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컬러링 덕분에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음악 위주였던 컬러링을 변형시킨 ‘토크링’도 재치있는 멘트로 그 이용폭과 내용이 다양해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남성분은 우리 자기가 받을 때까지 끊지 마시고, 여성분은 재빨리 종료버튼을 눌러주세요”라는 여성의 목소리가 전화 건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며 좋아하는 사람이 전화해올 경우를 대비해 통화대기음에 고백 멘트를 싣는 이용자도 있다.
그동안 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다는 숙명여대 정보과학 02학번 강지영씨는 “친구에게 전화하는 동안 좋아하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하고 친구가 늦게 받는 것이 더 즐거울 때도 있다”며 “이 서비스를 신청해 친구들이 자주 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게시판에는 “월 900원의 기본 서비스 이용료에 대기음을 바꿀 때마다 700∼1000원의 정보이용료를 내야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친구들이 내 컬러링을 듣고 재밌어 한다”는 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통화대기음 서비스의 인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통화대기음은 자신의 이미지를 통화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려는 욕심이 강한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명예기자=이은혜·숙명여대 soog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