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브랜드 가치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회사가 갖고 있는 브랜드의 가치를 얼마나 높이고 이를 잘 관리하는 가에 따라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아남반도체(대표 김규현)가 발행하는 사보 ‘아남(8월호)’에 실린 ‘기업과 상표’를 소개한다.
브랜드는 넓게는 상표, 서비스표, 단체표장, 업무표장 등을 포함한다.
상표는 제품에 부착하거나 제품의 광고에 사용하여 상표의 품질이나 출처를 표시해 다른 제품과 구별되도록 하는 도형이나 이름을 말한다. ‘아남니콘(카메라)’ ‘애니콜(휴대폰)’ ‘새우깡(과자)’ 등이 해당된다.
서비스표는 기업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도형이나 명칭으로 ‘아남반도체’ ‘삼성전자’ ‘Microsoft’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체표장이란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설립한 법인(신발협동조합)이 단체원의 영업이나 서비스업에 사용하는 도형이나 명칭을 말하며 ‘가빠치’ ‘우노꼬레’ 등이 해당된다. 업무표장은 비영리단체(올림픽조직위원회)가 사용하는 도형이나 명칭을 말한다.
여기서는 상표를 위주로 말하고자 한다.
코카콜라 병 모양은 상표가 되지만 휴대폰 벨소리는 상표가 될 수 없다. 사전에서 사용되는 보통명칭(사과), 관습적으로 사용되는 것(∼깡), 제품의 성질을 나타내는 것(Best·달고나), 지명(뉴욕), 흔한 성명(김가네), 간단한 도형(타원) 등은 상표로 독점할 수 없다.
또한 공익적 차원에서 국기, 훈장, 국명 등을 비롯한 저명한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다. 사익보호 차원에서 저명한 타인의 성명(김대중)과 동일·유사한 것도 등록이 불가능하다.
상표등록도 중요하지만 일단 상표를 등록한 후에는 이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 상표를 가진 자에게는 여러가지 의무가 주어지며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상표권이 취소될 수 있다. 상표권자는 등록상표를 사용해야 하며 상표를 정당하게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만일 등록상표를 3년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고의로 자기 것과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여 수요자가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경우에는 상표등록이 취소된다.
이와 같은 소극적인 관리 외에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알아보자. 이미 등록된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타인이 사용하거나 출원한 경우에는 항상 감시하고 필요하면 이의신청, 무효심판, 경고장 등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록상표를 보호하기 위해 유사한 상표나 유사한 상품에 대해서도 미리 등록을 해둠으로써 타인의 침해를 예방해야 한다.
또한 상표를 너무 많이 사용하여 보통명칭(스카치테이프·아스피린)처럼 되면 오히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 무용지물이 되므로 전략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상표는 회사와 제품의 얼굴이다. 개인도 가정적 배경과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듯이 회사도 마찬가지다. 평소에 잘 관리하면 건강하고 비용도 적게 들지만 그 반대로 되면 회복할 수 없거나 훨씬 많은 비용을 치르는 예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대만의 TSMC나 UMC같은 회사가 한국에까지 상표 및 서비스표를 등록하고 있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연기 아남반도체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