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용자 현황
우리나라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인터넷기업이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무리 인터넷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좋아도 이를 이용할 사용자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지난달 한국전산원이 전국 3704가구, 1만1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인터넷 이용자수 및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인터넷 인프라의 현주소가 잘 나타나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우리나라 만 6세 이상의 인구 가운데 2565만명이 월 평균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58%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99년 10월 기준으로 943만명이던 인터넷 사용자는 해마다 급격히 늘어난 작년 상반기 2000만명을 돌파한 후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작년 12월에 비해 올해 6월의 인터넷 사용자 비율은 1.4% 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인터넷 이용자 증가율이 계속 감소되는 추세로 이용자수가 거의 포화상태에 근접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인터넷 사용자를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이 1404만명(63.5%)으로 여성 1158만명(52.4%)에 비해 약간 앞섰다. 반면 성별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 추이는 지난해 6월 대비 남성이 4.8% 포인트, 여성이 7.8% 포인트로 여성 인터넷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인터넷 도입 초창기 기업 사용자 중심에서 초고속 인터넷의 확산에 의한 가정 사용자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19세가 871만명(90.6%)으로 10명 중 9명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710만명(86%), 30대가 592만명(66.7%)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40대와 50대 이상은 각각 297만명(38.9%)과 95만명(9.6%)에 그쳐 연령이 높을수록 인터넷 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반면 연령별 증가율 면에서 보면 작년 6월에 비해 30대가 12.6% 포인트 늘어나 가장 많이 증가했으며 40대도 6.7% 포인트 늘어나 20대보다 증가폭이 컸다.
이는 초기 인터넷 이용자 증가를 주도했던 초·중·고등학생과 20대 인터넷 사용자가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30대 이상의 인터넷 이용자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학력별 인터넷 이용자는 연령별에 비해 더 큰 격차를 보였다. 초등학생(88.6%)과 중학생(99.3%), 고등학생(96.5%), 대학생(97.7%) 등 학생층은 거의 모두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인 가운데 대졸 이상(82.1%)의 인터넷 사용자에 비해 고졸(43.4%), 중졸 이하(5.8%) 인터넷 사용자는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학생이 94.5%로 단연 높았으며 사무직과 관리직이 각각 81.2%와 80.9%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서비스·판매직(38.7%)이나 주부(37.1%), 생산직(29.2%)의 인터넷 이용률은 낮았다.
지역별로는 울산시가 69.1%로 가장 높았으며 66%의 경기도가 65.3%의 서울시를 간발의 차로 눌렀다. 이밖에 인천(61.7%), 대전(59%), 광주(56.5%), 대구(52.1%) 등 광역시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제주(58.4%)와 전북(54.4%), 강원(52%) 등도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반면 경북(49.5%), 충북(45.6%), 전남(44.4%), 충남(44.1%)은 상대적으로 인터넷 보급이 더딘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 이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가정 정보화 환경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정의 PC보급률은 78.6%로 작년 6월 대비 5.6% 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PC보유가구 가운데 86.9%가 인터넷이 가능한 환경으로 조사됐다.
인터넷 이용자의 76.6%는 가정에서 인터넷을 주로 이용하며 그 다음으로는 회사(16%), PC방(3.6%), 학교(2%) 등이었다. 가정의 인터넷 사용비중은 늘어났지만 학교나 PC방은 감소추세를 보였다.
인터넷 접속방법은 디지털가입자회선(xDSL)이 55.6%로 단연 높았으며 케이블망(8.8%)까지 더하면 전체 가구의 64.4%에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된 셈이다. 전화나 ISDN 등은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 이용 현황
국내 네티즌의 인터넷 이용 계기는 직업별로 다르다. 사무직의 경우 업무처리에 대한 비중이 큰 반면 생산직은 주위 사람의 권유나 호기심, 남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등으로 다양했다. 학생은 학업이나 재미 등이었으며 주부는 자녀교육이나 생활정보 검색 때문에 인터넷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이용기간은 6개월 미만의 신규 이용자는 4.6%로 작년 6월의 11.3%에 비해 감소했다. 이는 최근 인터넷 신규 사용자 증가 둔화 추세를 반영하는 것이다. 3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 네티즌이 40.3%로 가장 많았고 2∼3년 된 사용자도 25.7%였다.
인터넷 이용 빈도는 매일 이용하는 사람이 1년 전에 비해 4.9% 포인트 증가한 62.2%로 일주일에 3∼4회 이용과 1∼2회 이용을 더하면 96.2%로 대부분의 네티즌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이용 시간은 일주일에 5∼11시간 이용자가 26.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11∼15시간과 3∼5시간이 15.9%로 같았다. 3시간 미만도 19.2%나 됐다. 이를 평균을 내면 주당 11.8시간이다. 1년 전에 비해 1.7시간이 늘어났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은 느린 통신속도가 40%로 단연 앞섰는데 1년 전 55.9%보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초고속 인터넷 보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용방법의 어려움이나 정보검색의 어려움에 대한 지적은 다소 늘어나 인터넷 콘텐츠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진다는 것을 반영했다.
인터넷 사용의 주요 목적인 e메일 사용현황은 전체 네티즌의 81.4%가 e메일 계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평균 보유 계정은 1.83개다. 국내 네티즌이 일주일에 보내는 평균 e메일은 49.2개다.
최근 사회문제로 부각한 스팸메일 관련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e메일 사용자 중 89.5%가 스팸메일을 받은 경험이 있으며 일주일에 평균 36개 정도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네티즌이 일주일에 받는 e메일 전체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로 스팸메일의 심각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스팸메일을 받았을 경우 51.4%는 무조건 삭제했으며 제목이나 발신자를 보고 선별적으로 보는 경우가 22.7%, 종류에 상관없이 대부분 보지 않는 경우가 15.1%로 스팸메일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스팸메일 수신 경험자 가운데 수신거부 규칙이나 필터링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인터넷과 일상생활
현대인이 일상생활에서 여가시간을 보내는 방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TV시청이다. TV시청 시간은 네티즌이 주당 평균 14.2시간으로 인터넷 비이용자의 20.6시간보다 상당히 적었다. 반면 신문 열독 시간은 인터넷 이용자가 인터넷 비이용자보다 주당 20분 정도 많은 2.8시간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에서는 인터넷이 방송의 오락기능을 대체하는 반면 정보제공 면에서는 방대한 인터넷 정보에서 신문을 통해 이를 선별하려는 네티즌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네티즌은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면서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가 감소했다. 특히 앞서 말했듯이 TV시청 시간은 다른 활동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며 수면시간, 가족간의 대화시간, 취미활동, 오프라인 모임 참석 등도 줄어들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콘텐츠 측면에서는 유료 콘텐츠 이용유무가 관심을 끈다. 전체 네티즌의 87.7%가 유료 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없어 아직까지 유료 콘텐츠에 대한 활용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하지만 6개월 전에 유료 콘텐츠를 이용해본 네티즌이 2.6%인 데 비해 최근 6개월 이내 이용한 경우가 9.7%로 나타나 유료 콘텐츠 이용자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주 이용하는 유료 콘텐츠는 영화가 30.2%로 가장 많았으며 온라인게임과 교육용 콘텐츠도 각각 28.5%와 21.7%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성인용 콘텐츠(10.6%)와 연구자료(9.2%), 커뮤니티(7.8%), 음악(7.4%), 증권(5.6%) 등도 이용빈도가 있는 분야다.
유료 콘텐츠 이용 비용은 월평균 1만4000원으로 남성이 여성에 비해 5000원 정도 더 지출했다. 결제방식은 신용카드(41.1%)와 이동전화 소액결제(35.7%)가 대부분이었다. 콘텐츠 유료화에 대해서는 네티즌의 41.9%가 점차 유료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으며 시기상조(20.4%)와 반대한다(24.8%)는 주장도 적지않았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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