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업계 해외거점 조성사업 새국면 돌입

 난항을 거듭해 온 바이오업계의 해외거점 조성사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미국 샌디에이고와 스코틀랜드에 해외거점을 구축키로 했던 바이오벤처기업협회와 제약협회는 정부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고 미연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새로운 후보지를 물색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키로 했다.

 제약협회는 당초 스코틀랜드에 한국바이오제약센터를 설립키로 했으나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이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세부안 확정을 미루자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독자적으로 북미에 진출기지를 마련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약협회의 미국 현지 조사단은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지인 샌디에이고에 ‘바이오제약센터(가칭)’를 설립하기 위해 사전조사를 마치고 구체적인 설립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정부와 공동 추진하는 스코틀랜드 한국바이오제약센터 사업이 관련 부처 관계자들의 잦은 자리이동과 예산확보 문제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샌디에이고 센터는 업계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민간에서 단독으로 추진해 첨단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연구거점으로 조성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벤처협회는 산자부, 전경련 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에 코리아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을 세웠으나 산자부가 지원키로한 1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자 최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바이오벤처협회는 미국 아이오와주를 비롯한 미주리, 메릴랜드 등 바이오산업 육성정책을 펼치며 각종 혜택을 제시하는 미국 주 정부의 조건을 비교·분석하고 있다.

 바이오벤처협회 김완주 회장은 “바이오벤처기업들이 코리아바이오파크를 통해 해외진출 계획을 수립했으나 정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수출과 연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민간이 추진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외거점 조성계획을 축소해 벤처기업들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산자부에 건의해 추진돼 온 코리아바이오파크 계획은 민간이 100억원, 산자부가 100억원을 각각 부담키로 했으나 올해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무산될 위기에 처했으며, 제약협회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던 스코틀랜드 바이오제약센터도 예산문제와 추진주체 부재로 난항을 계속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