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국가 연구개발사업을 대표해온 대덕연구단지 조성사업이 올해 말로 만료됨에 따라 이 지역의 난개발과 출연연에 대한 각종 세금지원 중단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대한 산업단지 지정을 연장해 주거나 관리기능을 대폭 보강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관련 연구기관에 따르면 지난 73년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해 조성되기 시작한 대덕연구단지는 올해로 30년을 맞이하면서 조성시한이 끝나 연구단지로서의 각종 혜택 등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대표적인 국가 연구단지로서 각종 과학기술 연구활동의 메카로 자리잡아온 대덕연구단지가 사유지의 난개발과 세금혜택 중단 등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연구단지의 관할기관이 건설교통부에서 대전시로 바뀌게 되고 적용법규도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서 ‘도시계획법’으로 변경돼 그동안 대덕연구단지에 대한 정부의 각종 혜택과 지원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계는 개발주체가 지자체로 이양되면 그동안 자연녹지나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피해를 입어온 지역 주민들의 개발 요구가 빗발쳐 이로 인한 주변환경의 황폐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대덕연구단지가 도시계획법상 자연녹지지역에 위치해 건폐율·용적률·형질변경 등 제반 법규 적용을 받게 돼 1만㎡ 이상 규모의 연구소를 증축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형질변경 허가 취득 등 규제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최장 2025년까지 ‘산업입지법’ 적용을 연장하기 위해 건교부와 협의에 나섰으며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도 연구단지관리법의 일부 규정을 개정하거나 신설하는 방안을 통해 해결책을 적극 강구중이다.
과기부와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는 또 기존 연구단지관리법을 개정하고 연구단지 출연금 지원근거 규정을 신설하는 선에서 대체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연구단지 조성에 관한 특별법상의 주요 내용을 관리본부 규정으로 만들어 연구단지 정보화 및 국제화 지원 규정과 서비스 제공 등에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과기부 장관이 연구단지내 시설 설립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단지 특별법이 효력을 상실하면 사사건건 지자체나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며 “정부지원도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어 대덕단지의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 관계자는 “관리본부의 역할이 강화되고 위상이 올라가면 연구단지를 관리하는 데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연구단지의 21세기 역할은 한국경제를 선도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덕연구단지는 전체 2778만1400㎡ 규모로 이 가운데 연구시설지는 1319만5400㎡, 녹지지역은 1185만600㎡, 주거 및 상업지역은 각각 238만1800㎡와 35만3600㎡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