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전망> 전분기 보단 하락, 긍정기조 유지

 

거래소, 코스닥기업의 상반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이미 중반을 넘어선 3분기의 실적치 예상이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3분기가 정보기술(IT)산업의 연중 최대 호황기인 4분기와 다음 해 1분기로 이어지는 길목이란 점에서 이 시기 기업들의 실적은 곧 IT산업의 ‘1년 수확’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IT 주요 업종의 3분기 실적 전망을 관련분야 전문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종합해 진단한다. 편집자

 

 ◇반도체=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의 주역인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지난 2분기에 비해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9000억원에 달했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라는 데 시장의 예상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둔화 원인을 최근 지속되고 있는 D램가격 인하와 원달러 환율 인하 등 복합적 요인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D램부문에서도 SD램과 DDR시장 흐름이 차별화되고 있는 것에 일부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에서 60% 비중을 차지하는 DDR가 최근 지속적인 가격 강세에 있으며 이는 오는 9월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긍정적인 요인이 힘을 발휘할 경우 실적 둔화폭은 상당부분 줄어들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안성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둔화가 이미 시장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의 이익감소를 입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4분기 전세계 D램 공급부족이 현실화되면서 삼성전자 및 반도체 전 분야의 실적 향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통신서비스=통신서비스 주요 업체의 실적 호조세는 3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통신서비스 업종 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비용부문이 3분기 특성상 크게 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적개선 지속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우선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전화업체들은 무선인터넷부문의 가입자 증대 및 사용량 확대가 실적 향상의 직접적 열쇠를 쥐고 있다. SK텔레콤이 압도적 선두를 고수하는 가운데 KTF와 LG텔레콤이 얼마나 실적 격차를 줄일 수 있느냐가 여전히 3분기의 관심사다.

 KT,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유선 사업자들은 초고속인터넷 이후 차기 수익사업에 대한 가능성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 3사 모두 무선랜 서비스를 신규사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여기서 발생한 성과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되기는 힘들다. 특히 데이콤, 하나로통신의 경우 파워콤 인수여부 및 인수가격 등이 3분기 실적과 무관하게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권재욱 KGI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수익성 개선 추세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정부 정책 등 외부 이슈들이 개별업체에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주가 제자리 찾기’의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 홈쇼핑=엔터테인먼트와 홈쇼핑 부문은 2분기 성적이 상이하게 나타났지만 3분기에는 공히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우선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2분기에 월드컵과 계절적 비수기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3분기에는 이를 상당부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학이라는 계절적 특수와 함께 영화, 게임 전반에서 신상품의 대거 출시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음반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고, 이를 제외한다면 영화, 게임, 방송, 애니메이션 등은 2분기보다는 훨씬 좋은 실적을 3분기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홈쇼핑 업체들은 3분기에도 매출이 크게 늘어나면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가시청 가구수가 정체되면서 성장폭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김장우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업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TV홈쇼핑 매출은 가시청 가구수 증감에 비례해 왔다”며 “현재 가시청 가구수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반복구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작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SW=인터넷과 SW부문의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터넷부문은 2분기에 월드컵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광고수익을 늘릴 수 있었지만 3분기에는 그다지 두드러진 이슈와 광고시장 회복가능성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명찬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인터넷 산업이 지난해 하반기 바닥을 다졌기 때문에 3분기에 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2분기의 성장세가 3분기에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SW부문도 지연됐던 IT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며 다소 수요증가가 예상되지만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IT투자의 본격화가 4분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고 여전히 저가입찰 등 수익성 개선여지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SW업종의 매출증가도 중요하지만 시장구조 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이혜영 우리증권 연구원은 “몇몇 신규 등록업체를 제외하고는 SW솔루션, 시스템통합(SI) 전반이 3분기에도 2분기의 실적부진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라며 “당초 잡았던 경기회복 시점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자부품=반도체 장비·부품부문은 반도체시장의 움직임과 직접 연동됨에 따라 3분기 실적도 반도체업종의 흐름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전자부품 업종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황을 보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일군 DVR업종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지만 3분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미 상당부분 초기도입시장이 정리된 상황이고 이제부터는 수주경쟁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해킹과 라이선스 문제 등으로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은 셋톱박스 업종의 경우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용상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셋톱박스업체의 해킹, 라이선스 분쟁이 국제적 법정 다툼보다는 원만한 해결쪽으로 가닥을 잡아나갈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다 미국시장도 디지털TV에 위성수신 튜너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긍정요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