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 관련 민간 협의체인 정보보호실천협의회가 지난달말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그동안 국내 정보보호 활동이 주로 전문가들에 의해 주도돼 왔던 상황에서 비전문가들이 모여 민간 차원의 자율적인 정보보호 활동을 펼칠 예정이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정보보호실천협의회 초대 회장에 추대된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는 앞으로 민간 기업의 CIO 또는 CEO들이 중심이 돼 기업이나 개인의 정보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확산 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실상부하게 이용자 중심의 정보보호 활동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정 신임회장은 “정보보호 업체들의 시장경쟁은 지나치게 과열돼 있는 반면 그 솔루션을 사용하는 이들의 정보보호 의식수준은 매우 낮은 상태”라며 “패스워드를 친구들과 공유한다든지 은행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놓고 다니는 예는 아주 흔하고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해킹당한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이어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을 비롯해 정보보호 업체들의 협의체인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침해사고대응팀의 모임인 콘서트(CONCERT) 등은 모두 정보보호 전문가들의 모임이므로 앞으로 협의회 활동을 이름 그대로 정보보호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어떤 협의체가 구성돼 있는가보다는 협의체가 각각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하는가가 중요하다”며 “개인정보 보호에서 기업이나 조직의 정보보호에 이르기까지 자율적인 정보보호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CEO들의 모임을 통해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자율적인 정보보호 운동이 이뤄지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 비전문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 가이드라인 등을 제작해 보급하고 사이버 범죄에 취약한 청소년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홍보 및 교육행사도 벌일 예정이다.
이밖에 KISA·KISIA·CONCERT 등 유관 기관과도 협력해 정보보호가 민간 부문에 조속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협의회의 역량이 커지면 민간 기업들의 정보보호 실천 현황이나 정보보호 수준 등을 점검하는 일도 구상중이다.
“정보보호는 아파트 주거환경을 바퀴벌레로부터 보호하는 것과 같아서 한 집만 깨끗이 소독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아파트 전체가 깨끗해야 하므로 이러한 협의체를 통해 서로 긴밀히 협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