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초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시장이 붕괴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ASP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낮았고 많은 신생 ASP 전문업체가 지난 2000년과 2001년에 도산하고 ASP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업체들은 통합 또는 전략을 수정하거나 인원을 감축한 것이 사실이다. 이 기간 애질리언(Agillion), 브레이크어웨이솔루션스(Breakaway Solutions), 퓨처링크(FutureLink), 핫오피스닷컴(HotOffice.com)을 비롯한 많은 업체가 도산 또는 파산신청을 했다. 이들 외에도 다른 업체들이 올해 더 도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ASP사업 모델과 가치창출 기반은 건실해 이 부문 산업은 성장세를 타고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래시장의 잠재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되고 매출이 왜 부진했는지 그 이유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경기가 침체되지 않았다면 도산된 업체 중 일부는 오늘날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은 점차 자금과 고객을 확대해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ASP 시장이 침체되는 데는 다음의 10가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중 어느 것은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있고 어느 것은 ASP 업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다.
첫째, 입증되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 사업에 대한 매출 기대치가 비현실적이었다. 시장 분석가와 서비스업체들은 관련기술과 서비스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예상 매출 목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책정했다. 그들은 지난 98∼2000년의 호경기를 기준으로 환상에 젖은 전망을 한 것이다. 사실 그러한 환상적인 전망은 기업의 수요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ASP관련 제품 공급업체들이 띄워놓은 근거가 약한 것이었다.
둘째, 초기에 공급된 응용프로그램의 기능과 품질간에는 별 차이가 없으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훨씬 더 많았다. 지난 2001년 중반까지 ASP로 자처하는 업체가 1850개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비슷하고 별 차이가 없는 솔루션을 공급했을 뿐 아니라 많은 업체들은 성공이 확실하다고 생각한 부문의 제품만 공급했다. 이에 비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ASP를 사용하겠다는 기업체는 아마 1850개에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다.
셋째, 경기침체가 업계에 큰 타격을 주었다. 상당히 많은 업체가 닷컴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성이 입증되지 않은 ASP 시장에 진출했으나 닷컴 업계가 전반적으로 붕괴됨에 따라 이들은 고객의 기반을 잃게 되었다. 게다가 이들의 주가가 떨어지고 투자자들이 투자를 기피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 전망이 불확실해졌다. 그와 같은 업계 풍토 속에서 사업성이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수익을 올릴 가망이 있는 업체들까지도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도산했다.
넷째, 무명의 ASP들이 많이 등장해 기업체들로 하여금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신중하게 검토하도록 만들었다. 초기에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대부분 신생업체로서 서비스나 응용프로그램 사업을 처음 추진하는 업체도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이 ASP보다도 더 강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을 정도였다. 이 때문에 닷컴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체는 신생 ASP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두려워했다.
다섯째, 대부분의 ASP들은 수익을 올리고 사업기반을 닦는 데 충분한 시간이 있다는 가정 아래 사업계획을 세워 실패했다. 신생 ASP들은 자금을 구하기가 쉬워 자금구조, 가치창출, 가치망 통합 등 자금과 수익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소홀히했다. 또 그들은 부채부담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면서 단기 수익체제를 구축하는 데 게을리했다. 일부 업체는 하루아침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고객은 경기침체와 자금의 부족을 메울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늘어나지 않았다.
여섯째, 가치창출 가능성이 불확실해 잠재고객이 혼란을 겪었다. ASP들이 초기에 저지른 한가지 실수는 가치창출 가능성이 분명한 것으로 보고 고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일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도 기업체들은 ASP를 사용하면 전체 시스템 소유비용(TCO)을 절감하고 투자회수를 향상하며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 제품의 출시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부분의 ASP들이 그 이점을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ASP와 아웃소싱 서비스 업체, 호스팅 서비스업체 사이의 구분이 애매해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여러가지 혼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매출이 전반적으로 부진 또는 감퇴됐다.
일곱째, ASP의 전략과 공급제품의 변동이 심해 고객들이 혼란을 겪었다. 대부분의 ASP들이 처음에는 수익 창출시기를 2, 3년 후로 잡고 있다가 시장이 침체되기 시작하자 6∼12개월 안에 수익을 올리려고 전략을 크게 바꿨다. 또 사업전략을 바꿈으로써 경쟁력있는 솔루션을 개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홍보도 제대로 할 기회가 없었다.
여덟째, ASP 서비스는 극히 복잡한 것인데 많은 업체들은 이를 제공하는 방식이 미숙했다. 신생 ASP들은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해 서비스를 미숙하게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객의 이런 불만족스러운 경험은 다른 업체에도 알려져 잠재고객을 잃게 되었다.
아홉째, 고객이 요구하는 맞춤이나 통합을 쉽게 할 수 있는 솔루션이 없다. 기본적으로 ASP 솔루션은 하나의 솔루션으로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고객은 자사 환경에 적합하고 다른 응용프로그램과 통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걸리면 이를 기피할 것이다.
열번째, 수요를 촉발할 만한 ‘킬러앱’이 없었다. 지난 2년 동안 ASP를 통해 공급할 수 있는 ‘킬러앱’이 나오지 않았다. 만일 그러한 것이 등장하면 기업체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들을 요약하면 인터넷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ASP들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사업계획을 세웠고, ASP가 명확한 효과제시를 하지 않아 기업체들이 채용을 주저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ASP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에 관련업체들은 많은 실수를 범했다. 따라서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체가 ASP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가 ASP 솔루션의 채용을 기피하거나 잘 알려진 기존 업체의 솔루션만을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관련 그래프/도표 보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ASP시장 성장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