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ID 2002]디스플레이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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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반도체(D램)에 이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미국·일본·유럽 등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제패한 것은 관련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가 선행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연구소나 학교에서 불철주야 신기술 개발에 몰두해온 수많은 연구인의 땀과 노력이 베어있음을 부인키 어렵다.

 디스플레이업계를 비롯해 대학·정부출연연 등 연구계의 끊임없는 기술 개발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이제 CRT·LCD·PDP·유기EL 등 디스플레이 분야 거의 모든 부문에서 생산능력은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 양과 질 모두 디스플레이 강국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IMID2002에 맞춰 시행되는 올해 정보디스플레이대상에 신청작이나 수상작에도 한국의 높은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산업기술부문. 세계 최대 TFT LCD 메이커인 삼성전자의 차세대 픽셀기술을 적용한 모듈과 LG필립스LCD의 의료기기용 고해상도 모니터용 LCD가 경합을 벌인 이 부문에서는 LG가 대상에 선정됐으나 두 제품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대상 수상작인 LG필립스의 의료기기용 20.9인치 고해상도 모듈은 노트북·모니터·TV·모바일기기 시장에 이어 차세대 TFT LCD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는 의료기기 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삼성 제품도 4컬러 픽셀을 적용한 신개념 LCD제조공법으로 주목받기에 충분하다.

 산업기술부문에서는 또 다양한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장비가 신청돼 눈길을 끌었다. 이 중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신도기연의 LCD편광필름 제조설비는 TFT LCD용 핵심부품 중 하나인 편광필름 제조설비를 처음으로 국산화한 것. 특히 외산에 비해 절반 이상 가격을 낮춰 편광필름산업의 쾌거로 평가된다.

 이밖에 산업기술부문 대상 후보로 신청된 SFA의 편광판 자동부착기와 DMS의 일체형 복합세정장치도 한국 FPD제조장비 기술력을 한차원 끌어올린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미래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연구물들이 총출동한 기초원천기술부문에서도 국내외적으로 기발한 논문 258편이 신청돼 지난해에 비해 양적·질적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이번 대상에는 LCD·액정(LC)·PDP·FED·유기EL·CRT·재료부품·장비·시스템·3D 등 10여개 분야에 걸쳐 골고루 참가해 디스플레이 기술의 다양성과 활발한 연구 활동을 대변했다.

 이 중 특히 돋보인 것은 기초원천기술부문 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삼성SDI 정호균 전무팀의 ‘레이저 전사법(LITI)을 이용한 유기EL 제조공법’과 서울대 이신두 교수팀의 ‘새로운 개념의 TFT LCD 광시야각 구현기술’이다. 정 전무팀은 특히 이 기술을 적용, 세계 최초로 풀컬러 유기EL을 개발했으며, 이 교수팀은 TV용 LCD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타분야에까지 응용 가능한 획기적인 연구결과로 주목받았다.

 정보디스플레이대상 포상위원장인 김용배 건국대 교수는 “이 제도의 역사가 이제 2년에 불과하지만 획기적인 기술력을 적용한 제품들의 신청이 늘고 있어 머지않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권위의 디스플레이 콘테스트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대상 수상자를 국무총리상 이상으로 승격시키는 작업을 관계부처와 협의해 시행토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대상수상자 소개

-산업기술부문 대상=LG필립스LCD 안병철 상무(고해상도 의료기용 TFT LCD모듈) 

 ‘제2회 정보디스플레이대상(KEDA:Korea Electronic Display Award)’에서 산업기술부문 대상을 수상한 LG필립스LCD 안병철 상무(46·사진)는 이 회사가 노트북·모니터·TV와 함께 앞으로 적극적으로 공략할 의료기기용 20.9인치 고해상도 엑스선 판독 모니터용 TFT LCD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안병철 상무가 지난 99년 7월부터 2년 6개월여의 연구 노력 끝에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제품은 QSXGA급 고해상도의 엑스선 판독 모니터용 LCD모듈로 향후 엑스선 디텍터와 연계해 ‘무필름(filmless) 디지털 의료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이 제품은 특히 디지털 의료정보시스템인 PACS(Picture Archiving Communication System) 구축에 필수적인 구성요소다. PACS란 진단과 진료에 필요한 각종 영상을 디지털화해 네트워크를 통해 검색·조회할 수 있는 디지털 의료시스템으로 기존 엑스선 진단과 달리 필름을 필요로 하지 않아 즉석에서 엑스선 영상을 모니터로 출력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공한다.

 종전에는 엑스선 판독 모니터로 일부 흑백 브라운관 모니터를 사용했지만 발열문제가 발생하고 부피가 커 수술실 같은 협소한 공간에 설치하기 어려웠다. 또 아날로그 방식의 브라운관 모니터는 제품간 화질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지적돼왔다.

 과거 IBM이 315만화소의 20.8인치 QXGA(2048×536)급 TFT LCD 모니터를 개발했으나 안 상무가 개발한 제품은 524만화소의 QSXGA(2560×2048)급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보다 정밀하고 정확한 엑스선 영상 재현이 가능해 방사선 전문의료진이 정밀 판독에 사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제품이다.

 안 상무를 비롯한 LG필립스LCD 연구진은 또 흑백대비비(contrast)를 TFT LCD 기술로는 최고 수준인 600대 1까지 향상시켰고 의료용 감마 조정 회로기술을 적용, 흑백영상의 선명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특히 524만개 화소 중 몇 개의 결함만 발생해도 영상정보가 완벽하지 못해 오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화소결함(point defect)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수설계했다.

 안병철 LG필립스LCD 구미연구소장은 “최고의 화질이 요구되는 의료용 TFT LCD에 대한 개발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설계·생산·품질관리 등 모든 부문을 창조해야 했다는 점에서 애로가 많았지만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료용 제품을 세계 최고의 기술로 완성해냈다는 점에서 가슴 뿌듯하다”며 “추후에도 첨단 TFT LCD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이나 지능형 교통정보용 특수 고부가가치 제품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상무는 연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공대(석사)·도쿄대(박사)를 거쳐 84년 LG에 입사해 LG전자 중앙연구소에서 주로 LCD패널연구를 담당해왔다. 이후 LG전자와 필립스그룹의 TFT LCD부문 합작사인 LG필립스LCD가 출범, 자리를 옮겨 지난해 7월부터 구미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디스플레이 대상 어떻게 뽑았나  

 ‘정보디스플레이대상’이란 전자신문사가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한국정보디스프레이연구조합·산업자원부·과학기술부와 함께 지난해부터 IMID 행사 중 시상하고 있는 ‘정보디스플레이대상’은 묵묵히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연구원을 선발, 한국 디스플레이 연구계에 자양분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 제도는 국내 산·학·연 연구원들의 디스플레이 관련 신기술 개발 의욕을 고취시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연구결과를 발굴해 산학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기술의 제패 없이는 진정한 1등이 될 수 없다’는 모토 아래 한국 디스플레이기술 개발을 독려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디스플레이대상은 실제 제품을 개발한 연구원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기술부문과 미래의 기술인 연구논문을 대상으로 하는 원천기술부문으로 나뉘어 대상 및 우수상 각 1명과 공로상 1명 등 총 5명에게 시상과 함께 포상금을 수여한다. 영예의 대상에는 산업자원부장관상, 우수상에는 과기부장관상이 각각 수여되며 공로상에는 전자신문사장상이 주어진다.

 이번 ‘제2회 정보디스플레이대상’에는 산업기술부문에 총 5개, 기초원기술부문(논문)에 총 258편이 신청서를 내 대상 1명, 우수상 3명, 공로상 1명이 각각 선정돼 21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IMID2002 현장에서 시상식을 갖는다.

 수상작 선정은 김용배 건국대 교수, 이종덕 서울대 교수, 오명환 단국대 교수, 김해강 신화오플라 부사장, 이규환 전자신문사 사업국장, 모인 전자신문 산업기술부장, 김경수 산자부 과장, 박필환 과기부 과장 등 각계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포상위원이 서류심사와 방문실사를 실시해 지난 8일 포상위원회에서 최종 선정했다.

 산업기술부문은 핵심기술 개발의 독창성과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평가했으며, 기초원천기술부문은 디스플레이산업 발전 기여 가능성에 주안점을 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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