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광섬유통신시대다.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가닥을 통해 구리로 만든 전화선 1만회선 이상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광섬유의 정보전달능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다.
광섬유는 주로 투명도가 좋은 유리로 만들어진다. 구조는 보통 중앙의 코어(core) 부분과 이를 둘러싼 클래딩(cladding)이라는 부분이 감싼 이중원기둥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외부에는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합성수지피복을 1∼2차례 입힌다.
광섬유는 빛 신호로 음성 및 영상 신호를 전달해주는 매체다. 음성 및 영상 신호가 레이저나 발광다이오드로부터 나오는 빛을 변조해 얻은 전자파로 변환되는 반도체 장치를 거친 후 머리카락보다 더 가는 광섬유를 통해 수만개의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빛이 손실없이 광섬유 가닥을 통해 전달되는 원리는 간단하다. 굴절률이 다른 두 가지 투명체의 경계면에서 빛이 입사하는 각도가 조건에 맞을 경우 빛의 완전반사가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즉 광섬유의 도관 부분인 코어의 굴절률이 클래딩의 굴절률보다 높게 돼 있어 여기에 레이저와 같은 빛을 비추면 광섬유의 코어와 클래딩의 경계면에서 반사만 일으키고 굴절이 일어나지 않아 빛이 방출되지 않고 광섬유의 끝부분까지 도달된다.
광섬유의 기원은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존 틴달이라는 과학자가 자유낙하하는 물줄기 속에서 빛이 빠져나가지 않고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이것이 광섬유에 대한 원리를 최초로 제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 후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유리로 된 광섬유가 나타났지만 당시 손실률은 1000㏈/㎞(0㏈은 ‘출력값/입력값=1’인 상태, 1㏈=0.75)에 달했으므로 장거리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불가능했다.
그 후 66년 영국 스탠더드통신연구소의 카오와 호크햄이 유리의 손실을 2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런 유리로 만든 광섬유는 빛을 이용한 원거리통신에서 사용 가능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때부터 미국·영국·일본 등 각국의 연구그룹이 저손실 광유리섬유의 개발을 서두른 결과 70년에 미국 코닝유리회사가 20㏈/㎞의 손실을 갖는 광섬유를 발표하고 이후 5㏈/㎞의 저손실을 이룩했다. 이후 70년대 말에는 광섬유의 손실이 최저 0.2㏈/㎞까지 줄어 현재에 이르렀다.
광섬유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역할이라면 국소화·분할화해 필요한 부분만 조명하고 직진하는 빛을 자유롭게 굽혀 원하는 곳에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유리 대신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한 플라스틱 광섬유는 기존 유리섬유와는 달리 유연성이 커 인체의 가느다란 핏줄 내부의 이상 유무까지 알아낼 수 있는 미세의학용 내시경에 적용되고 있다.
이밖에도 공업용·자동차용 조명센서에서 네온사인이나 전광판 대신 새로운 표시 시스템까지 광섬유의 용도는 극히 넓다 할 수 있다. 앞으로 정보화가 더 진행되면 광섬유를 이용해 대용량의 음성 및 영상 송수신이 가능해지는 등 광섬유가 열게 될 미래상은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