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와 전남도가 올해 말까지 전자교통카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두 지역간 카드 호환문제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주시내버스조합은 오는 10월 시범서비스를 거쳐 올해 말까지 전 시내버스에 전자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전남도버스운송사업조합도 같은 시기에 담양·화순·나주·장성·함평 등 5개 시·군의 시내 및 농어촌 버스를 대상으로 전자교통카드를 도입한 뒤 이를 다른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를 코앞에 둔 현재까지 광주와 전남 시내버스사업자간 전자교통카드 호환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와 전남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달 광주시와 광주시내버스조합에 “도내 5개 시·군의 버스가 하루 1200여회 광주시내를 운행하고 있고 하루에 이용객도 2만∼3만명에 달하는 만큼 양 지역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 교통카드 호환서비스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전남시내버스조합 조종호 지도2과장은 “광주시와 교통카드 호환이 안될 경우 인근 5개 시·군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2개의 교통카드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시·도민을 위한 대중교통 편의차원에서라도 양 시·도간 교통카드 호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데 광주시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내버스조합은 전남 시내 및 농어촌 버스의 광주 진출로 승객이 줄어들고 있다며 전남버스운송업계로부터 받아온 승차권 교환수수료(11%)도 전자교통카드가 도입되면 자동 폐지될 수밖에 없어 더 큰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보상책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내버스조합 이인천 전자화폐추진위원장은 “전남도와의 교통카드 호환이 이뤄질 경우 일방적으로 광주시내버스만 더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이 부문에 대해 전남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남의 교통카드 호환문제 수용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비록 광주시가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전남도가 승차권 교환수수료의 일정부분을 전자교통카드 결제정산 수수료로 광주시에 보전해주면 호환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개시 전까지 광주와 전남버스조합측의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양 시·도 버스조합간 첨예한 이해다툼으로 전자교통카드 호환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나 행정기관인 광주시와 전남도는 버스조합측의 수익사업이라며 사실상 중재를 포기하고 수수방관해 원성을 사고 있다.
시·도민들은 “대중교통을 개선하는 등 공익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통카드사업이 사업자간 이해대립으로 차질을 빚어서는 곤란하다”며 “전자화폐 호환문제는 시·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기관인 시와 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광주와 전남도 전자교통카드사업자는 각각 비자캐시코리아·마이비 등이며 두 회사간 카드의 호환은 기술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