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코리아가 데스크톱 분야에서 차지하고 있는 인텔의 영향력을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구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까지 대형 서버사업자들의 RISC칩 기반의 유닉스 서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백엔드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제온칩이나 아이테니엄 칩 기반의 서버로 대체, 펜티엄 프로세서가 일궈놓은 데스크톱 시장을 재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고객사 및 채널 만남을 위해 방한한 인텔 본사 리처드 드라콧 엔터프라이즈플랫폼그룹(EPG)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올 초 BEA가 아이테니엄에서 자사 솔루션을 포팅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는 등 대형 솔루션 사업자들이 서버시장의 수평적 생태계 구현을 위해 동참한 지 오래”라며 “프런트엔드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인텔의 영향력은 미들웨어 분야와 백엔드 분야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국내 인텔아키텍처(IA) 서버 시장이 본사의 엔터프라이즈 전략구현을 위한 중요한 벤치마킹이나 1차 준거(레퍼런스)사이트로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입증되면서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
인텔코리아의 전략 역시 이같은 국내시장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채널 차별화’ 전략. 즉 32비트 기반의 IA서버에서는 국내 IT기업에 문호를 개방했지만 64비트 아이테니엄부터는 철저한 폐쇄전략을 펼치고 있다. 즉 서버 품목별로 전문채널을 별도로 가동, 그에 맞는 지원을 치밀하게 펼치는 것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인 텔코서버나 내년 신제품 플랫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인텔코리아의 이같은 전략은 가격경쟁력이 심각해져 있는 IA서버 시장을 재현해서는 다국적기업과 경쟁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터프라이즈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아이테니엄부터는 서비스 및 기술지원에 중요하기 때문에 IA서버와 같은 유통 전략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인텔의 전략이 몰고 올 국내 IT 지형에 대해 두 가지 모습을 예측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선별된 채널’들이 주도하는 IA서버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를 단 기업들의 점유율이 다국적 기업들을 제치고 높아지는 현상 하나와 인텔코리아의 수족이 돼 다국적기업들과 대리전을 수행하는 모습 두가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가지 모습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어쨌든 ‘인텔 전략이 성공한 한국시장’이라는 간판이 올라갈 무렵 국내 기업들이 챙겨야할 ‘실속’이 뭔지 꼼꼼히 따져볼 때”라고 꼬집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