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외국인 보유 지분 한도가 현행 37.2%에서 49%로 대폭 확대되고 21일부터 외국인들의 직간접 매수가 가능해짐에 따라 외국인 매수강도와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T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이번 지분 확대 조치로 개별 종목의 상승세는 물론 통신업종 대표주로서 다른 통신주의 주가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19일 증시에선 이틀 앞으로 다가온 KT의 외국인 지분 확대와 관련해 장단기 주가 전망과 통신주 수급 상황, 외국인 투자가들의 동향 등을 분석하기 위한 움직임이 다각도로 이뤄졌다.
통신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21일부터 KT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증대될 것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말 이후 국내외 통신주의 급락과 투자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KT의 외국인 지분한도 37.2%를 꽉 채운 채 4개월 이상 지속해왔던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그만큼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의지와 여력이 크다는 것이다.
또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불안한 시각이 아직까지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상태지만 KT 등 국내 통신주들이 외국 통신주와 펀더멘털, 성장성, 사업기반 측면에서 차별화되고 있는 점도 긍정요인으로 꼽고 있다.
◇얼마나 살까=섣불리 단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이 산다’는 총론 부분에는 동의하지만 ‘언제까지, 얼마치를 살 것인가’하는 각론 부분에선 전문가에 따라 다소 시각차가 있다.
이영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3% 안팎까지 매수세가 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연말 또는 2003년초)으로는 확대된 지분을 완전 소진하는 상황까지 갈 수도 있다”며 강한 매수세 유입을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 확대의 최대 걸림돌인 해외 통신주의 주가흐름이 전 저점인 97년 수준을 밑돌며 더 나빠지지 않고 반등시점을 기다린다는 시각에 근거할 때 KT에 더없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급격하게 지분확대가 이뤄지기보다는 점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 연구원은 “보유 지분 확대가 이뤄지더라도 통신주 주변 여건상 하루 아침에 달라질 것은 없다”며 “해외 통신주와의 차별화 정도, 초고속인터넷 등 주력사업에 대한 신뢰감, 해외 DR와의 차익거래 매력 등을 감안할 때 점차적 지분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KT 주가 그리고 통신주에 미치는 파장=일단 21일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더라도 급격한 주가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8일 발표 이후 19일 현재 7거래일 동안 어느 정도 주가반영이 이뤄진 상태며 외국인 매수세를 겨냥한 기관의 차익매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진영완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금으로서는 기관 투자가들이 지분 확대 발표 이후 20일까지 사들인 물량을 차익실현 관점에서 처리할 가능성이 많다”며 “단기 급등에 따라 5만4000원을 넘어설 경우 민영화 물량의 일부 출회 가능성도 주가 급등을 제약하는 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다른 통신주에 대한 영향과 관련해서는 통신주 전반의 수급부담 해소, 해외 통신주와의 차별화 부각 등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