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솔라하우스 연구진이 조감도를 보며 건물 내부에 사용되는 에너지 통합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전기 등 일체의 외부 에너지 공급 없이 태양와 풍력만으로 가정에서 TV를 보고 냉난방을 할 수 있는 에너지 자급시대의 도래가 그리 멀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 자급률 100%에 도전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에너지연구부(연구책임자 백남춘 박사)에서는 오는 2010년까지 연구원 태양동산 내에 태양열·태양광·풍력 등 각종 대체에너지 기술을 복합적으로 적용한 ‘보급형 에너지자립 솔라하우스(ZeSH:Zero energy Solar House)’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중순 건물 기공식도 가졌다.
기공식을 가진 솔라하우스는 일반주택에서 낭비되는 에너지를 대폭 회수,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대체에너지 핵심 요소기술을 단계별로 통합해 화석연료나 외부의 전원 공급 없이 주택 자체에서 모든 에너지를 자급하는 형태로 건립된다.
그동안의 건물 건축이 유리 창이나 외벽, 환풍구 설계 등의 여러 요소기술들이 개별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화가 불가능했던 반면 이번에 들어설 솔라하우스는 태양에너지·바이오매스·연료전지·풍력발전 등 각종 대체에너지 기술을 완벽한 건축기술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경제성을 고려해 에너지 소비 비중이 가장 큰 주택 난방 및 급탕분야의 자립 기술 확보에 당분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주거용 건물이 국내 총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이 가운데 78% 이상을 난방 및 급탕에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
주거용 건물의 제로에너지 실증 시범을 위한 내년까지의 1단계 사업에서는 70%의 에너지 자립률을 가진 모델하우스를 건립하고, 2008년께 상용화가 가능한 70∼80% 수준의 에너지 자립 주택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오는 2010년까지의 2단계 사업에서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100% 에너지 자립형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 실용화 모델을 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지난해 이미 지하 1층, 지상 2층, 70평 규모의 실험용 솔라하우스 설계를 완료한 바 있다.
이 솔라하우스 설계에는 자연형 태양열 축열벽 시스템, 슈퍼단열 주택 외피시스템, 소형 환기부하 회수시스템, 지중열 이용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등을 보조기기로 하는 고효율 태양열 난방·급탕시스템(집열면적 28㎡)이 적용된다.
연구진은 환기열의 90% 이상을 회수하기 위해 소형 환기열 회수장치를 적용하고 완벽에 가까운 단열을 유지하기 위해 슈퍼단열 및 슈퍼윈도 시스템을 개발, 77%의 난방에너지의 절감 효과가 가능토록 설계했다.
또 온수부하와 냉방부하 및 잔유 난방부하를 해결하기 위해 고효율 태양열 난방·급탕시스템을 적용하고, 이 시스템에는 지중열을 이용하는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이 보조기기로 이용된다.
백남춘 박사는 “건축비용이 평당 548만원으로 일반 고급주택의 평당 420만원에 비해 30% 정도 비싸지만 에너지 소비는 일반주택에 비해 연간 300만원 정도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총에너지 소비량의 30%가 넘는 건물분야의 에너지 자립화 실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를 시작으로 대체에너지 시범화 단지의 건립 등 신에너지 이용기술의 시범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거용 및 상업용 대형건물의 에너지 자립형 건물 보급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