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유전체 기능을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미지 유전자 3746종이 세계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신규 유전자의 특허확보로 인간 유전체 분야에서 로열티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독자적인 유전자 질병 치료제 및 신약개발의 원천기술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인간유전체연구실(실장 김용성 박사)은 2001년부터 2년간 인간의 정상 위·간 조직 및 위암·간암 조직, 세포주 등에서 분리·배양한 16만개의 클론으로부터 DNA를 추출한 뒤 고속염기서열 분석작업을 통해 미지 유전자 3746종을 포함, 총 3만3437종의 인간 유전자를 발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국립유전체연구소(브라운스타인 박사)와 아이오와대학(소아레스 교수), 일본의 도쿄의대(수가노 교수)와의 기술이전 등 국제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에 발굴된 유전자 DNA 가운데 9919종은 기능성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완전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전장 유전자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전장 유전자는 유전자 기능연구의 핵심소재다.
또 3746종의 유전자는 아직까지 발굴된 적이 없는 미지 유전자여서 특허출원과 원천기술 확보도 가능하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포스트게놈 연구를 위해 외국으로부터 유전자 자원을 고가로 수입, 사용해 왔다. 특히 미국의 리서치제네틱스 등 바이오 기업 등은 일반 유전자 클론의 경우 종류당 8달러, 전장 유전자 클론은 종류당 500달러에 판매하는 등 고가여서 국내 연구자들은 시간적, 경제적으로 유전자 기능연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유전자 발굴로 국내에서도 진단체나 질병치료제, 신약개발 등의 원천소재로 쓰이는 유전자 발현에 의한 단백질의 구조 및 기능분석, 항체생산, 질병발현 유전자탐색을 위한 DNA 칩 제작 등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오는 10월 초 미국립보건원(NIH)에서 개최되는 한·미·브라질 공동 암유전체 심포지엄에서 이번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사업인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 박사)은 1만4000종의 인간 유전자 클론을 이미 미국 생물정보센터(NCBI)에 등록했으며 나머지 1만9000종도 조만간 등록한 뒤 국내 연구자에게 무료 공급할 예정이다.
김용성 실장은 “이번에 발굴된 미지 유전자의 경우 한국인에게서만 기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위암이나 간암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유전자 후보를 찾아 현재 기능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