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배급 시장이 전국 직배체제로 급속히 전환하고 있다.
20일 영화배급 업계에 따르면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CJ엔터테인먼트·코리아픽쳐스·청어람·A라인 등 배급업체의 직접배급 비중이 1∼2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 극장수 기준 30%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50∼60%, 일부 업체는 70∼80%에 이르고 있어 배급시장 구조가 선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배급의 경우 서울지역을 제외한 지방은 중앙 배급사가 지방 중개업체에 배급을 위탁해 수수료 일부를 떼주거나 아예 프린트를 파는 단매가 주류를 이뤄왔으나 최근들어 배급사가 극장과 일대일로 거래해 수익을 나눠갖는 완전 직배방식이 크게 늘고 있다.
직접 배급은 기존 단매방식이나 위탁방식(혹은 간접직배)에 비해 관객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데다 관객수가 늘수록 해당 영화수익을 고스란히 챙길 수 있어 투자·제작·배급사 모두에 유리한 구조다.
이같은 움직임은 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등 전국적인 체인망을 갖고 있는 대형 멀티플렉스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어 직배가 수월해진데다 영화배급사들도 지방 관람객들이 크게 늘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직배지역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청어람 최용배 사장은 “현재 지방극장이 서둘러 멀티플렉스 극장 구조로 탈바꿈하는 등 전국 극장의 멀티플렉스화가 급진전되고 있어 몇 년내로 완전한 전국직배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대표 박병무)의 영화사업본부인 시네마서비스는 서울은 물론 충청·호남·경상 등 각 지역에서 직배구조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들어 천안·청주·전주·제주지역 극장들과 직배계약을 맺는 등 기존 직배지역인 대전·부산·대구와 함께 총 9개 지역에서 완전 직배를 이뤄냈다. 이밖에 경상도를 비롯해 3대 멀티플렉스가 있는 지방 중소도시에도 직배 구조를 정립해나가는 등 현재 직배지역이 55%(전국 극장수 기준)에 이르고 있다.
올들어 배급시장에 진출한 청어람(대표 최용배)는 신생업체인 만큼 더욱 적극적이다. 시네마서비스와 엇비슷한 9개 지역에서 완전 직배를 이뤄냈으며 수원·인천·창원의 경우에도 멀티플렉스 극장과는 직배를 진행하고 있다. 청어람은 현재 매출 기준으로 직배를 통한 매출이 70%에 이르는 등 직배 비중이 높은 편이다. 앞으로 수원·인천 등 멀티플렉스가 급진전되는 경기도지역은 물론 강원도지역에도 직배구조를 만들어나가는 등 직배 비중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CJ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복)도 서울을 비롯한 20여개 지역에서 직접 배급을 진행해 직배구조를 정착시켰으며 코리아픽쳐스(대표 김동주)는 현재 서울·인천·성남지역을 비롯해 내년에는 부산 등 지방 대도시까지 직배지역으로 묶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삼성벤처투자·에그필름·KTB네트워크 등 3사와 손잡고 새로운 배급 브랜드 A라인을 만든 강제규필름(대표 강제규)은 현재 서울지역과 멀티플렉스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직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앞으로 수수료 기반구조를 점차 완전 직배체제로 옮겨간다는 방침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