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기술 표준화 급하다

 음성기술에 대한 표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음성기술이 텔레매틱스·컴퓨터통신통합(CTI)·홈오토메이션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로 자리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국내 음성기술시장에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기술 표준이란 음성엔진의 개발에서 용어·성능평가 등 음성기술산업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틀로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음성기술산업의 상호교류를 통한 발전을 저해하고 음성기술 수출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음성표준에는 어떤 것이 있나=우선 사용자와 음성정보처리시스템 사이의 표준화가 있다. 이 관계는 음성정보처리시스템을 사용자가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가를 결정하는 분야다. 이 표준 활동은 모든 음성인식시스템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공통명령어와 특정영역에 해당되는 음성명령어를 선정하는 것이다.

 시스템 개발을 위한 표준으로 엔진·플랫폼·응용서비스 개발자가 다른 경우에도 표준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다면 각각의 개발자를 임의로 선정해도 음성정보처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와 함께 음성기술업체간 인식과 합성제품의 성능을 평가할 때 필요한 성능평가 표준과 음성기술 관련 전문용어의 표준화 등에도 정리가 필요하다.

 ◇국내 음성기술 표준 현황=전반적으로 미국이나 유럽시장에 비해 표준화가 뒤져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응용서비스 개발을 위한 표준은 개별업체들이 필요성을 인지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인식과 합성을 위한 내부표준이나 평가표준 등 그밖의 표준은 대부분 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음성정보기술산업협회가 지난해부터 음성기술 표준화포럼을 구성해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표준화포럼은 지난해 기초조사를 마친 뒤 연내 전문용어에 대한 정리를 마치고 내년 2분기에는 각 업계의 요구사항을 수렴할 예정이다. 또 정보통신부 산하 음성정보처리산업협의회에서도 올해부터 음성기술 표준과 관련된 연구를 시작했다.

 이밖에 음성기술 전문교수 중심의 일부 대학에서 표준과 관련된 국제활동을 진행 중이다.

 ◇음성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전문가들은 음성표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엔지니어마다 제각기 음성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이를 적용하는 데도 문제가 생기는 등 결국 음성업계의 낭비요소가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기관과 학계보다 일선 업계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신여대 홍기형 교수는 “국내 음성기술 표준은 교수 중심으로 쏠려 있다”며 “국내 음성업계가 대체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KT나 ETRI 같은 기관을 통해 업체들이 국제표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시장을 공략하는 업체의 경우 수출제품이 국제음성기술표준을 따르는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