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를 표방한 IT업체들의 사업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기업들이 있어 업계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토에버와 옛 한라그룹 계열사를 고객으로 보유한 아이콜스, 삼성전자 일반자재 구매를 아웃소싱하는 코바이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 이들 3사의 공통점은 모기업에서 독립했지만 그간 조직내에서 쌓은 전문성을 토대로 일정 규모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IT업계가 최근 대기업 프로젝트 수주가 어려워지자 공공사업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3사는 혜택받은 기업이라는 평판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철저한 조화. 3사는 대다수 IT업체들이 환상을 가지고 접근했던 온라인 비즈니스를 신중히 검증하면서 오프라인을 주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는 최근 대기업들의 e비즈니스가 잇따른 난관에 봉착하면서 오프라인 강화로 선회하는 시류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e비즈니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오토에버(대표 김채원 http;//www.autoever.com)는 현대차와 각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SI)·시스템관리(SM)·시스템판매(SR) 사업이 주력이다. 현대차그룹 유일의 e비즈니스 계열사라는 타이틀만으로 화제였던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4월 설립당시 직원 1명에서 지난해 초 20명, 현재는 520명으로 확대됐다. 기존 현대그룹 IT자회사인 현대정보기술 인력 다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매출에서도 지난 한해 매출 485억원을 올 상반기 이미 달성했다. 올해는 매출 1154억원, 경상이익 56억원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고속성장에도 나름대로의 아픔은 있다. 당초 주력이었던 B2C사업(온라인 자동차판매)에서 신차판매는 개시도 못했고 현대차 구매 B2B사이트인 바츠닷컴의 운영권도 구매부서에 넘겨줬다. 정체성 문제로 속앓이를 한 것이다. 단지 최대주주인 정의선 전무(20%)가 오토에버 사업에 대해 여전히 의욕을 보이고 있어 단순한 그룹 IT자회사에서 전방위 e비즈니스 기업으로의 꿈은 아직 진행형인 셈이다.
지난 14일 코스닥 심사를 통과한 아이콜스(대표 이재덕 http://www.icols.com)는 자동차산업 전문 SI업체라는 점에서 오토에버와 유사하지만 한라가 부도난 이후 자력갱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상황은 다르다. 만도, 만도공조, 삼호중공업, 보워커한라제지 등 총 10개사의 IT아웃소싱을 맡고 있지만 철저한 제조업 기반의 e비즈니스 추구가 모토다. 제조업 기반의 전사적자원관리(ERP) 패키지 개발, 만도 디지털경영 주관사업자, 세방전지의 비즈메카 공급망관리(SCM) 구축 등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은 사업진행으로 SI업계 빅5 도약을 꿈꾸고 있다.
삼성전자 구매조직에서 지난해 독립한 코바이(대표 권재형 http://www.cobaydom.com)는 총직원수 12명에 불과하지만 월 매출 50억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오프라인 구매에서의 노하우와 온라인 구매를 접목해 e비즈니스의 시발점이라 할수있는 구매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다. 내년 매출 1200억원을 기대하는 이 회사는 국내 전자부품 e마켓업계와 손을 잡고 삼성전자 이외에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기업의 ‘2중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관계사 물량이 주된 수익구조이기는 하지만 온오프라인의 조화로운 접근은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 e비즈니스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