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주요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거세지고 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SK텔레콤 주식 5만주를 순매도하며 방향을 선회하긴 했지만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일관, 26만주 이상을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들은 하나로통신 22만주를 순매수하며 이틀 연속 강한 매수세를 나타냈다. 여기다 21일부터 외국인 지분한도가 49%까지 확대되는 KT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까지 가세한다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국내 증시에 외국인들의 ‘바이 텔코(Buy Telco)’ 열기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들의 통신주 순매수 움직임을 △저가 메리트 △외국 통신주와의 차별성 부각 △안정성이 돋보이는 개별 실적 등 요인의 합작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표적이 되고 있는 SK텔레콤의 경우 절대적인 저평가에 따른 저가메리트가 외국인들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이동전화 1위 사업자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PER, EBITDA 등 각종 밸류에이션 지표상의 비교에서는 KT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펀더멘텔에 비해 절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외국인들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 관점에선 KT와의 지분맞교환(스와프) 가능성에 따른 옵션 가치가 높아지고 있고, 단기적으로는 교환사채(EB) 발행가인 28만∼29만원대에서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수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하나로통신주 12만주를 순매수하며 코스닥 종목 중 외국인 순매수 1위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은 20일에도 22만주 이상의 순매수를 이어가며 하나로통신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 같은 하나로통신에 대한 강한 외국인 매수세 유입은 통신주 중에서 올 4분기까지 이익 모멘텀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을 안고 있는 점에 따른 것이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이 당장 3분기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실현하고, 4분기에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의 기대감을 모으면서 외국인들의 매수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저가메리트에다 변동성까지 큰 주식이라는 점이 투자매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하나로통신이 통신주 중 대표적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외국인은 물론 각 시장 참여자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들어 외국인들은 실적전망에서 부정적 시각이 쏟아지고 있는 KTF에 대해서는 최근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으며 LG텔레콤에 대해서는 약간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데이콤, 드림라인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