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치기왕 김일 이후 큰 인기를 누렸던 국내 프로레슬링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한참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미국 프로레슬링 WWE(World Wrestling Federation Entertainment)가 그 자리를 대신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WWE는 스포츠와 쇼·드라마의 흥미로운 요소를 복합적으로 구성한 완성된 엔터테인먼트로 유명하다.
WWE는 일반적으로 WWF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지난 5월 세계야생기금(World Wildlife Fund)과의 법정재판에서 져 공식명칭을 WWF에서 WWE로 변경했다.
WWE는 미국에서 지난 1950년대 프로레슬링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쇼가 있는 각본을 만들었던 것이 시초가 된 것으로 현재 가장 격하다는 ‘Paper-View’와 가장 인기있는 ‘Raw’ 그리고 ‘Smack Down’ ‘Heat’ 등으로 구성돼 있다.
SBS 스포츠채널은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50분부터 2시간 동안 WWE를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평균 19.5%의 시청 점유율을 자랑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진행을 맡고 있는 이기호 캐스터와 성민수 해설가는 그들 자신 스스로 WWE 광 마니아라고 자처하며 실제로 방송을 할 때도 다른 스포츠중계와 달리 게임을 즐기듯 진행한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에서 헐크 호건 같은 초창기 챔피언들이 르네상스를 꿈꾸며 재도전하고 있어 한국에서도 40∼50대 시청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KBS 스포츠는 유일하게 여자 프로레슬링 WOW(Women Of Wrestling)를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50분에 방송해 또 다른 재미를 던져주고 있다.
WOW는 남성들의 전유물인 WWE에도 전혀 뒤지지 않는 고난이 기술과 여자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파워를 보여준다. 또한 레슬러들의 아름다운 미모로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WOW는 선수들간의 대결구도에 스토리를 형성, 경기 자체를 드라마틱하게 구성해 관중과 시청자들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현 챔피언 테리골드와 농부의 딸 배키, 악의 상징인 터그, 할리스 엔인절스 등 선과 악의 대결구도를 중심으로 챔피언을 쟁탈하기 위한 25명 여전사들의 끝없는 싸움이 펼쳐진다.
iTV 경인방송도 WWE ‘Smack Down’ 시리즈에 이어 지난 7월 15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WWE ‘Heat’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Heat’는 미국 MTV에서 청소년층을 주 대상으로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Raw’ 시리즈에서 벌어지는 주요 경기의 하이라이트를 발췌해 보여주고 경기 뒷이야기와 선수들의 인터뷰를 비롯해 경기 외적인 백스테이지의 모습 등도 보여준다.
불길같이 타오르는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이 ‘Heat’의 장점으로 이는 ‘Smack Down’이나 ‘Raw’가 갖고 있는 성격과는 달리 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김일 선수의 수제자이면서 국내 프로레슬링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이왕표씨로 해설은 처음이지만 구수한 경기 해설과 다양한 레슬링 이야기로 재미를 더해준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