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악산업을 양성하기 위해 무한기술투자와 문화관광부가 150억원 규모로 조성한 음악엔터테인먼트펀드가 결렬됐다.
문화부 관계자는 업무집행조합원인 무한기술투자와 펀드운영에 대한 의견 상충으로 현재 ‘해산중’이라며 조만간 재결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초 펀드가 결성된 이후 불거졌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해산에 이른 것으로 이에 따라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 음악업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전망이다.
음악엔터테인먼트펀드는 문화부(50억원)·무한기술투자(40억원)·로커스홀딩스(25억원)·야호커뮤니케이션스·아가방·미디어솔루션 등이 출자해 만든 음악엔터테인먼트 관련 최초의 민관 합동 펀드로 음반 프로젝트, 공연 및 이벤트들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문화부와 무한기술투자가 운영방식에 이견을 보이면서 투자도 진행하지 못하고 결국 해산에까지 이르게 됐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한 부분은 비공개 원칙. 무한기술투자측은 민간펀드의 성격상 투자대상이나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영화나 애니메이션, 기타 콘텐츠 분야와 달리 음악분야는 가수를 양성하는 기획사조차 소속가수를 비밀에 붙이는 경우가 많아 펀드 운용 상황을 오픈하는 것은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 때문에 7억5000만원 이하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정부의 개입 없이 무한기술투자측에 전결권을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정부 자금이 포함돼 있는 만큼 프로젝트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철저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기가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무한기술투자 최재원 이사는 “정부측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자율적으로 펀드를 운용해서 투자수익을 늘리려면 비공개 원칙이 필수적이라고 봤다”며 “정부측 입장을 수용할 경우 펀드를 운용할 만한 이득이 별로 없다고 판단해 해산작업을 밟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펀드는 국내 음악산업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음악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펀드가 결렬됨에 따라 고전의 수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더구나 문화부가 음악엔터테인먼트펀드를 재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음악시장이 워낙 바닥을 치고 있어 출자자들이 선뜻 투자의욕을 느낄지도 의문이어서 단시간내 펀드 결성은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