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현재 정보디스플레이 소자 분야의 초강국답게 CRT 및 TFT LCD 시장 점유율에서 정상을 다투고 있지만, 핵심 요소 기술 개발 면에서는 아직 미국이나 일본에 뒤처져 있는 상황입니다.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않고는 진정한 1위가 될 수 없으며 1위가 된다 한들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세종대 정보디스플레이연구센터(IDRC) 최경철 센터장은 “한국이 명실상부한 디스플레이 강국으로서 이 산업을 이끌고 가기 위해선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선행 투자와 핵심 요소 기술 개발이 필수불가결하다”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대학이나 연구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IDRC센터장이란 중책을 맡은 이래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FPD) 분야의 요소 기술에 대한 연구를 통해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센터의 연구방향을 잡았다. 자신도 센터장이기에 앞서 연구원으로서 PDP 분야의 원천기술 연구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CRT나 LCD와 같은 디스플레이는 이미 오랜 연구개발 끝에 기술적 한계가 깨지고 있으나 PDP, 유기EL, FED 등과 같은 신개념 FPD들은 아직 그렇지가 못합니다. 따라서 LCD의 뒤를 이어 이들 FPD 시장이 성장한다면 디스플레이 강국의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가 CRT에 이어 LCD 분야에서 세계를 제패했다고 결코 안주해선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들이 LCD 시장에서 한국에 밀린 한풀이라도 하듯, 차세대 FPD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FPD의 강국을 이어가기 위해선 PDP·유기EL·FED 등 차세대 정보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한계인 효율에 대한 연구를 지금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위해 세종대 IDRC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며 이미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요소 기술은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 산업에 응용하느냐는 점도 중요합니다. 상품화, 산업화가 없는 기술은 의미가 없습니다.” 최 교수는 대학이 기초 요소 기술 연구의 장이자 전문인력 양성의 산실이란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이제는 산업화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IDRC가 연구계와 산업체를 잇는 ‘다리’로서의 역할에도 관심을 갖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보기술의 다양성에 맞춰 FPD 기술은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으며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LCD 하나만으로는 영원히 세계 일류가 결코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현재 전문인력, 자금, 정책 등 대부분의 인프라가 TFT LCD에 맞춰져 있는 듯합니다.”
최경철 교수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FPD 강국이 되기 위해선 관련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을 해야하며 연구개발 부분 역시 특정 분야에 치우쳐선 안된다”고 강조하며 “세종대 IDRC를 디스플레이 분야의 정부공인 ITRC로서 PDP·유기EL·FED 등 모든 FPD 기초연구를 총괄하는 산실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