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세종대 정보디스플레이연구센터 소속 연구원들이 평판디스플레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데 관심과 애정을 갖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시공을 초월한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로 대용량의 정보를 사람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양질의 성능으로 표시하는 정보디스플레이가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각종 기기들이 경박단소화하는 가운데서도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형화 추세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디스플레이 기술이 급속히 발전해 가고 있다.
시장의 변화는 기술의 변화를 재촉, 브라운관(CRT:Cathode Ray Tube)에서 액정디스플레이(LCD:Liquid Crystal Display), EL(Electroluminescence), 전계발광소자(FED:Field Emission Display), PDP(Plasma Display Panel) 등 다양한 평판디스플레이(FPD:Flat Pannel Display)들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LCD를 제외하곤 FED, 유기EL, PDP 등은 차세대 FPD들은 기술적 한계를 그대로 갖고 있는 ‘미완의 대기’들이다. 산업화까지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아직 산적해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FPD의 기술적 한계에 도전하는 디스플레이 연구인들은 더욱 늘고 있다.
세종대 ‘정보디스플레이연구센터(IDRC:Information Display Research Center 센터장 최경철 교수)’는 바로 이같은 FPD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종대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IT 특성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2000년에 IDRC를 설립했다.
지난해 8월 정통부로부터 ITRC로 선정된 이 센터(http://dasan.sejong.ac.kr/∼idrc)는 무엇보다 대학의 본래 기능을 살려 정보 디스플레이 고급 연구인력을 양성과 FPD의 기술적 한계 극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내 신축 건물로 벤처창업보육센터인 충무관 5층에 자리잡은 세종대 IDRC는 약 150평 규모로 첨단 FPD연구에 필수적인 클린룸을 비롯해 PDP, 유기EL, FED 등 3종의 차세대 FPD 연구실 그리고 디스플레이 구동연구실 등 총 5개로 구성돼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 소자를 직접 제작하고 그 특성을 측정하는 시설과 새로운 개념의 소자 적용 등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시설을 두루 갖춰 나가고 있다. 연구진만도 이 학교를 비롯해 경북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화학연구원 등에서 교수 7명, 정부출연연구소 선임급 이상 연구원 4명, 석박사과정 학생 등 총 27명이 포진해 있다.
ITRC사업과 관련, 세종대 IDRC의 연구 방향은 FPD 기술의 한계로 지목되고 있는 PDP의 ‘고효율화’를 필두로 △유기EL의 고효율·장수명화 △FED 발광부의 고신뢰성화 등의 주제에 맞춰져 있다. 이는 첨단 FPD가 ‘실험실’ 단계를 벗어나 더욱 빨리 상업화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효율성과 신뢰성의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DRC는 특히 LCD에 이어 FPD 분야의 차세대 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PDP 분야의 고효율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에 따라 센터장인 최경철 교수의 책임 아래 김준엽 교수(세종대), 태흥식 교수(경북대), 강윤찬 박사 등이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최 교수는 “PDP는 저효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TFT LCD 등 고효율 디스플레이 소자에 추월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것만 해결된다면 대형 TV 시장에서 PDP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프로젝션TV를 밀어내고 40인치 전후의 대형 표시 소자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PDP는 저효율과 이로 인한 열, 소음, 소비전력 등의 문제로 본격적인 시장 형성이 지연돼 왔다. IDRC 연구진은 이에 따라 PDP 효율 개선을 위한 고효율 방전 모드에 고효율 형광체를 결합시키고 최종적으로 기존의 특허를 회피할 수 있는 신구동 방식의 적용을 목표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유기EL도 연구개발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분야. 세종대 한정환 교수가 세부 책임을 맡고 KIST의 김재경 박사와 주병권 박사 등이 공동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기EL의 응용 분야는 일부 TFT LCD와 중복되기도 하지만 그 특성 면에서 자체 발광 특성을 갖기 때문에 휘도 및 동영상 화질 특성 등은 TFT LCD를 능가하고 있어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결정적인 문제는 효율 문제와 수명 등 신뢰성이 아직은 취약하다는 점. 유기EL은 특히 적색 형광체와 청색 형광체의 저효율 문제와 더불어 유기물이 쉽게 열화되는 한계를 극복하지 않으면 TFT LCD와의 상용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착안, IDRC측은 저분자 유기 박막 형성에 새로운 방식인 초고진공 분자선 증착 장비를 이용해 유기 박막을 형성,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세종대 IDRC는 또 현재까지 등장한 FPD 기술 중 이론적으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FED 연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FED 관련 연구는 현재 박상식 교수, 우형수 교수, 이내성 교수(이상 세종대)와 KIST의 이윤희 박사 등이 주도하고 있다.
FED는 90년대 초 본격적인 상업화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기존 ‘메탈 팁(metal tip)’ 발광기(에미터)의 신뢰성 문제 때문에 연구개발이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카본나노튜브라는 새로운 에미터 재료의 등장으로 최근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따라서 IDRC는 나노기술을 적용, 신개념 FED 에미터를 개발하고 이 기술을 이용해 3전극 구조의 FED 소자를 개발, 신뢰성을 높이는 연구에 착수했다.
이처럼 세종대 IDRC는 양산화 및 제품 기술 위주로 개발하는 산업체에서는 하기 어려운 핵심 요소 기술 위주의 연구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첨단 평판디스플레이 소자의 상업화의 완성과 관련 제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마지막 과제라 할 수 있다.
단순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개발된 기술의 산업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IDRC의 자랑이다. 실제로 이 연구센터는 현재 17개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기존에 개발된 원천기술이나 응용기술의 제품화 적용을 타진하고 있다. 최경철 센터장은 “앞으로 ‘경제논리’에 따라 기업에서 하기 힘든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 요소기술 개발을 통해 한국 디스플레이 기술이 계속해서 세계 정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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