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자금력을 지닌 자동차보험업계가 첨단 텔레매틱스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삼성화재(대표 이수창 http://www.samsungfire.com)는 KTF와 공동으로 추진해온 텔레매틱스서비스 ‘애니넷’을 위한 제반준비를 완료하고 다음달부터 자사 330만 보험고객을 대상으로 텔레매틱스 단말기를 판매한다.
이를 위해 삼성화재는 올초부터 총 120억원을 들여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관제센터를 구축했다. 또 지난달부터 자사 보험설계사와 일부 고객층에 전용단말기를 보급하고 음성인식기반의 항법서비스를 시험운영하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자동차보험고객이 애니넷 단말기를 장착하면 차량항법기능 외에도 구급신고, 도난방지, 무선인터넷 접속, 차량문이 잠겼을 때 무선신호로 열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게 된다.
특히 차량사고시 구급버튼만 누르면 보험사가 고객차량위치를 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출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문자 그대로 ‘고객을 찾아가는 자동차보험서비스’가 실현되는 셈이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업계 최초로 시작하는 텔레매틱스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보험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2∼3년내에 중대형 승용차를 소유한 보험고객 약 100만명이 애니넷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화재가 텔레매틱스사업을 개시한 데 대해 현대해상·동부화재 등 여타 보험업체들은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텔레매틱스와 자동차보험의 결합에 대한 시장반응이 좋을 경우 나머지 보험업체들도 어떤 형태로든 고객에게 텔레매틱스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텔레매틱스사업이 성공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원한다면 우리도 차량정보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LG화재·동부화재측도 애니넷서비스의 성공여부가 드러날 올해말 독자적인 텔레매틱스사업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내년 상반기를 전후해 국내 자동차보험사들이 텔레매틱스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매출 12조원대의 자동차보험사들이 텔레매틱스사업에 진출할 경우 국내 텔레매틱스시장은 이동통신·완성차·보험업계의 삼파전 구도로 재편된다.
업계 주변에선 최근 자동차보험시장에 제살깎기식 보험료 인하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텔레매틱스기술이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텔레매틱스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의 교통사고율이 조금만 낮아져도 보험사는 엄청난 보험료 지출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한 관계자는 “텔레매틱스와 자동차보험은 궁합이 잘 맞는 관계”라며 “앞으로 차량을 구입하면 보험과 텔레매틱스서비스에 함께 가입하는 것이 보편화될 전망”이라고 밝혀 애니넷서비스의 성공을 자신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