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HDTV기술교류협력 사업 지연 언제까지...

 지난 상반기말 시작된 국내 가전업체와 베이징대간 HDTV기술 공동연구소 설립 논의를 계기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됐던 한중 HDTV기술 교류협력 사업이 정부의 지원부재 등 무관심속에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급성장할 중국 디지털TV시장에 대한 진출시기가 그만큼 늦어지는 것은 물론 개별기업 차원의 진출에 따른 HDTV관련 대중국 진출사업 효율성의 저하까지 우려하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자부품연구원(KETI), 영상기기연구조합, 가전업체 관계자가 베이징 칭화대와 한중HDTV연구소 설립을 논의한 데 이어 최근 상하이교통대학과도 HDTV의 상호 기술교류 협력 등을 적극 논의하고 있지만 후원을 약속했던 산자부 등의 지원이 사실상 없어 민간차원에서 제각각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초 알티캐스트는 KETI와 공동으로 중국 선전에 진출해 방송미들웨어 서버구축 서비스를 실시하고 이 결과를 중국 전역에 확산시킨다는 계획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기술이전을 꺼려했던 TV제조업체 연구소 관계자들도 “이미 중국정부가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TV 상용화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으며 HDTV 핵심 기술을 확보한 대학 중심으로 5개 표준을 설정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공동연구를 통한 대중국 디지털TV 기술이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상당히 희석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산업계는 대중국 기술교류 협력의 필요성을 높게 인지하고 있으나 최근 기획예산처가 한중 HDTV 기술교류를 위한 70억원 규모의 예산지원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져 민간업체들의 대중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통한 진출효과에 대한 회의감마저 생겨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기술이전 차원에서만 보면 대중국 기술이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유럽디지털TV 방송규격을 변형한 표준을 추진중인 중국측과 HDTV 표준을 공동연구하면 중국내 HDTV 확산시 중국시장 우위 유지는 물론 한국내 표준연구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이 부문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ETI의 한 관계자는 “HDTV 기술은 영상기기는 물론 SW 기술이 동반돼 진출해야 하는 부문이며 이미 칭화대·상하이교통대 등 핵심기술을 가진 대학과 공동연구를 진행, 연말께 t커머스와 사용자맞춤형 프로그램가이드 등에 대한 공동특허를 출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일본정부도 대중국 가전 및 자동차 기술협력을 통한 진출이 핵심기술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업계는 HDTV 주변기술협력과 상용화를 위한 기술 등 2부문 가운데 공동기술연구소를 통한 상용화 및 중국표준개발 연구에 우선하고 있다”며 급속한 기술 유출 가능성을 배제했다.

 한편 이처럼 업계와 정부가 대중국 기술지원에 상반된 의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산자부측은 “원론적으로는 지원해야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