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가을 혼수를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영상오디오와 관련 제품의 선택을 놓고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HDTV와 DVD플레이어 스피커 등을 연결해 가정에서 극장과 같은 분위기를 구성하는 홈시어터시스템(HTS:Home Theater System)이 올 가을 혼수가전시장에서 최대 화두로 자리잡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월 한달간 월드컵을 치르면서 대형화면과 고선명 TV를 통해 월드컵 4강 코리아에 열강했던 젊은 층이 예비 신혼부부라는 점에서 이 시장은 그 어느 가을보다도 활기를 얻게 될 전망이다.
따라서 올 가을 HTS시장은 어느 가전제품보다도 고객의 뜨거운 관심을 끌 전망이다.
꿈의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HTS를 제대로 구성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29인치 이상의 디지털TV, DVD플레이어, 앰프와 스피커가 필요하다. 이 4가지 기본 기기만 갖추면 가정에서도 영화관 못지않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보통 500만∼6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을 웃도는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대형 HDTV를 중심으로 한 HTS 구성을 망설이는 신혼부부가 적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러한 실속파 예비 신혼부부들을 위해 고가품 외에도 중저가 보급형 HTS구축용 기기들도 시장에 대거 등장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기기를 최고급으로 구축했다고 해서 반드시 바람직한 홈시어터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TV 화면은 작은데 스피커가 지나치게 크다든지, 스피커는 보급형인데 앰프만 최고급이라든지 한다면 우스꽝스러운 홈시네마가 되고 말 것이라고 충고한다. 고급은 아니더라도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고 기기간에 그리고 기기와 집의 구조간에 조화가 된다면 나무랄 데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DVD플레이어와 앰프를 하나로 통합하고 여기에 6개의 스피커를 패키지로 구성한 홈시어터 △최근 속속 선보이고 있는 저가 일체형 홈시어터 등은 HTS 대중화를 앞당기면서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시장 분위기도 좋다. 월드컵으로 대형 디지털 영상세계를 경험해 본 예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홈시어터 구성 분위기가 충분히 가열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영상음향 가전업체들의 고객잡기도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해지고 있다.
한동안 뚜렷한 아이템이 없어서 고민했던 가전업계나 IMF 사태 이후 불황에 시달렸던 오디어전문업체들도 이 황금어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첨단 제품으로 예비 신혼부부를 유혹하고 있다.
약 20만쌍으로 예상되는 예비 신랑신부들의 최대 화두는 단연 디지털TV와 DVDP 또는 DVD리시버와 스피커 등이 함께 구성되는 홈시어터가 될 것이란 예측도 여기에 근거한다.
◇HTS 제품구성은 어떻게=전문가들은 홈시어터의 가장 중심에 놓여있는 TV 선택시 극장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9인치 이상의 대화면이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드컵이 한창일 때까지는 SD·HD구별에 큰 관심 없이 디지털 대화면이 최대 화제였으나 최근의 디지털TV는 HD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디지털 방송의 본격 실현으로 HD급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이 SD기종의 일부를 단종하고 HDTV 모델을 늘리는 것은 HDTV 방송확산과 함께 더 선명한 화면을 즐기려는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려는 노력이다.
방송의 디지털화와 함께 DVD플레이어는 기존 VCR를 대체하는 새로운 영상재생제품으로 등장했다. 홈시어터의 기본 장비로 디지털 방식으로 영상과 음향을 재생해 뛰어난 화질과 음질을 전해주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구입시에는 출력단자로 슈퍼비디오 단자, 디지털동축·광단자의 유무를 살피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홈시어터 구축을 위해서는 최소한 6개의 스피커를 가진 5.1채널이 권장되고 있다. 즉, 좌우 전방 스피커 2개, 좌우 후방 스피커 2개, 중앙 스피커 1개 및 서브우퍼 스피커(0.1개) 등으로 구성된다.
홈시어터의 앰프는 AV리시버가 사용되는 음원을 선택하고 조작하는 중추적 기능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DVDP·앰프·튜너를 일체화한 DVD리시버가 나와 제품 선택의 폭 및 활용도를 더욱 높이도록 하고 있다. 앰프를 선택할 시에는 돌비디지털과 DTS(Digital Theater System) 등 두 포맷이 모두 지원되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업계 다양한 모델로 공세=지난 4월을 전후해 월드컵을 앞두고 출시되기 시작한 디지털TV와 HTS 구성의 또 다른 축인 DVDP 그리고 앰프와 스피커가 핵심이다.
삼성, LG, 대우, 소니, JVC, 나쇼날파나소닉, 필립스, 파이어니어, 파나소닉, 도시바 등이 지난해말 이후 준비해오던 제품들을 월드컵 기간과 그 이후까지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우선 홈시어터를 구성하는 제품 가운데 모니터 역할을 하는 TV가 프로젝션TV, LCD프로젝션TV, PDP TV 등으로 다양해졌다.
이들 업체는 디지털 위성방송 시스템을 강화하면서 DVD 타이틀뿐만 아니라 각종 디지털 위성방송 등을 극장에서와 같이 고화질, 고음질로 즐길 수 있도록 디지털 방송수신기인 셋톱박스까지 내놓고 홈시어터관련 구성품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DVD플레이어에 튜너 앰프기능을 일체화해 크기를 줄인 DVD리시버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돼 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파브, LG전자의 엑스캔버스, 대우전자의 서머스 등이 프로젝션과 PDPTV를 내놓고 있고 최근에는 LCD프로젝션까지 등장했다. 아남전자는 ANAM TRUE 등의 브랜드로 PDP TV를 내놓고 있으며, 롯데알미늄전자사업부가 이레전자의 PDP TV와 필립스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트로닉스·롯데알미늄전자사업부·아남전자 등은 최근 오디오제품 주력에서 벗어나 HTS 관련시장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최근 DVDP를 잇따라 내놓은 데 이어 이트로닉스등은 홈시어터를 구성하는 PDP TV를 OEM방식으로 공급받는 등 다각적 매출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디지털 가전의 실연을 통해 고객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전국적인 규모의 유통점 또는 산하 전문점에 전용 HTS 데모룸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제품 선택의 편의성을 높여주고 있다.
◇어떤 제품을 고를까
브랜드 위주의 고가형 선호부류와 중저가 제품으로 실용성을 추구하는 실속파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국산제품도 세계 일류의 품질과 브랜드로 세계 유수의 제품과 당당히 겨루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대형 TV군이다. 우선 브랜드 위주의 고가형 제품을 보자.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이 가장 비싼 디지털TV 제품군을 형성한다.
프로젝션TV는 주로 44인치부터 구성된다. SD급은 300만원 미만, HD급은 400만∼750만원대로 다양하다. 프로젝션의 대형화면과 PDP TV의 경박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으로는 LCD프로젝션이 있다. HD급 제품이 400만∼750만원대(49·56·60인치)를 형성하고 있다.
고가의 대명사인 PDP TV는 50인치가 1200만∼16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외산제품은 관세에 제세가 부가되므로 같은 제품이라도 국산에 비해 100만∼200만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고가 디지털TV 등의 제품들은 최근 급속한 가격인하 전쟁으로 지난해 연말에 비해 100만∼200만원씩 가격이 내려간 상태다. 이러한 가운데 중급제품으로서 각광을 받는 것이 600만∼800만원대 LCD프로젝션TV로서 300만∼400만원대의 프로젝션TV보다 두께가 가볍고 선명도에서 뛰어나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대기업들이 사은품을 덧붙여 제공하는 모델도 눈여겨 볼 만하다. 또 외산제품 가운데에는 최근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어 외산브랜드를 선호하는 구매자는 이를 감안한 구매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이러한 고가 위주의 제품군이 부담스러우면 셋톱박스를 내장한 199만원대 완전평면 TV 등을 생각할 수도 있다. 대우전자, 아남전자 등이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와 비교할 때 저렴한 가격으로 이러한 평면브라운관형 디지털TV를 공급하고 있다.
VCR와 DVD를 복합시킨 복합기는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가 함께 내놓고 있으며 사용연한을 사용할 때 50만∼70만원대 제품이 무난하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