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에 결혼한 회사원 P모씨(30).
그는 요즘 PC 앞에 앉아서 친지들과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만드느라 한창 바쁘다. 결혼식 비디오·사진 등을 PC를 이용해 이를 간편하게 CD롬으로 기록해 보낼 계획이다. 기존 아날로그 카메라를 이용하면 시간도 시간이려니와 인화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번 처형 결혼식 때 이미 결혼사진첩대신 CD롬을 받은 장인도 이번에도 CD롬으로 보내겠다는 설명에 이를 흔쾌히 승락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에 결혼한 K모씨(28)는 DVD플레이어를 구매하는 대신 DVD플레이어 기능을 지원하는 PC를 샀다. DVD플레이어와 PC를 각각 구매하는 것에 비해 20만∼30만원 정도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PC는 TV수신기능까지 갖춰 채널을 갖고 부부가 다툴 필요가 없어졌다.
인터넷 세대에게 PC는 TV나 냉장고처럼 이제 확고한 필수 혼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예전에는 주로 워드나 액셀 등 사무를 도와주는 보조도구였던 PC가 이제는 인터넷·게임·영화·음악 등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젊은 세대들은 TV보다 PC 앞에 오래 머무르는 생활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PC는 구매 1순위의 혼수품으로 떠올랐다.
◇구매요령=현재 판매되는 주력 데스크톱컴퓨터의 경우 펜티엄4 1.8∼2.0㎓ CPU와 HDD 40Gb, 256MB램, 운용체계로는 윈도XP 등이 장착되는 것이 보통. 제품가격은 본체 기준으로 대략 80만∼130만원대. 현주컴퓨터나 주연테크컴퓨터 등과 같은 중견업체들의 PC판매가격이 삼성이나 삼보에 비해서 20만∼30만원 가량 싸다. 또 스캐너·프린터·모니터 등을 구매하려면 단품보다 PC업체가 매월 기획해 판매하는 패키지 제품을 구매하는 편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다. 홈쇼핑을 이용하는 것도 PC구입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홈쇼핑이 주력 PC판매처로 부상하면서 삼성·삼보·현주 등 대부분의 PC업체들이 이곳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일반 대리점에서 판매되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DVD롬과 CDRW 등 2가지의 광 저장장치를 장착한 모델인 더블데크 PC와 LCD모니터 PC 등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주력 노트북컴퓨터의 경우 대략 1.5∼1.6㎓ 전후의 CPU와 256MB램, 20∼30Gb 하드디스크, 윈도XP가 탑재돼 있으며 가격은 200만원 초반에서 300만원 사이에 형성돼 있다. 노트북컴퓨터의 경우 예전에는 데스크톱컴퓨터와 성능 차이가 컸지만 최근에는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에 출시된 대부분의 노트북컴퓨터는 14.1인치에서 15인치 LCD를 장착, 마치 17인치 CRT모니터를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PC를 구매하는 요령은 무엇보다도 어느 용도로 사용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만약 PC로 인터넷뿐만 아니라 게임과 DVD까지 즐기겠다면 DVD롬 드라이브와 고급 그래픽카드를 장착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출시된 워크래프트3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지포스 MX 440이상의 고급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픽카드 가격은 10만원 정도 비싸진다. 또 5.1채널을 지원하는 완벽한 DVD지원 PC를 구매하겠다면 여기에서 20만원 정도의 추가비용이 든다. 또 TV수신 카드를 갖춘다면 PC로 TV까지 감상할 수 있다. 삼성전자·LGIBM·델컴퓨터 등은 소비자가 원하는 규격에 맞춰 제작해주는 주문형 PC도 제공한다.
◇PC로 홈시어터를 즐기자=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 Q’, 삼보컴퓨터의 ‘슬
림PC’, LGIBM의 ‘멀티넷X’는 모두 DVD롬드라이브를 통해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게 만든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데스크톱컴퓨터인 ‘매직스테이션Q’는 오디오, DVD재생, TV수신, 캠코더나 TV신호 저장을 통한 자신만의 영상편집 등 가정내 엔터테인먼트를 PC 한대로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삼보컴퓨터의 슬림 PC는 10㎝에 불과한 슬림형 디자인에다가 TV수신기능을 갖췄다. LGIBM의 멀티넷 X는 히트파이프라는 방열기술을 도입해 다은 데스크톱컴퓨터에 비해 소음이 적다. 현주컴퓨터나 세이퍼컴퓨터 등도 홈시어터 전용 PC를 출시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