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10주년>SW

 한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9년부터다. 중국시장의 개방과 국내의 닷컴기업의 열기가 맞물려 99년에는 말 그대로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중국진출 붐이 일었다.

 한때 100여개에 이르렀던 중국진출 업체 중 상당수는 중도에 중국진출을 포기했거나 1년 이내에 지사를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2002년 상반기 기준으로 중국에서 지사나 합작 형태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는 50여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글과컴퓨터·안철수연구소·한컴리눅스·시큐어소프트·쓰리알소프트 등 보안·패키지·인터넷솔루션 등의 분야 업체가 주를 이루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베이징과 상하이에 운영중인 지원센터(아이파크)에 30여사가 입주해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업체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01년 소프트웨어의 중국 수출액은 2919만3000달러 정도로 규모 자체는 미미하다. 하지만 성장률은 연간 30%를 넘어설 정도로 급신장하고 있다. 올들어서는 상반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39.8% 늘어난 1110만달러를 수출한 것이 이같은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초기에 중국에 진출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실패한 것은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단기적인 이익에 집착한 사업전략을 구사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패키지와 솔루션 비즈니스에 치명적인 불법 복제율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는 것도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중국진출 3년의 성적표는 결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는 없지만 여전히 중국시장은 한국 업체에 매력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동안의 성공과 실패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전할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한자 문화권인 아시아지역의 포털로서 비전을 제시하고 중국 현지 사업체들과 경쟁적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서 접근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분야별로는 패키지 중심에서 기업용 솔루션 분야로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다행이 올들어 ERP를 중심으로 한 국산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하이네트·영림원소프트랩 등과 같은 ERP업체들은 KT글로벌사업단·SK글로벌 등과 제휴해 중국 ERP시장 진출을 진행 중이며 아이비젠도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공급관계관리(SRM)·ERP·CRM·기업포털(EP) 등의 솔루션 공급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