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관련 유통업체들이 PC산업 중심에서 벗어나 휴대형 단말기, 디지털가전 중심으로 사업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등록 유통업체들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중심이 CPU·메모리·하드디스크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PC 관련 부품에서 단말기·디지털가전 등 차세대 기기 관련 부품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IT부품 유통시장의 중심이 PC에서 정보기기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사업고도화에 성공한 기업과 현재 추진중인 기업간 매출 실적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테크(대표 이찬경)는 올 상반기 LSI, LCD 등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에 비해 50% 늘어난 2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1억원, 42억원에 달해 지난해 대비 40%에 가까운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같은 성장 배경은 GPS 휴대폰과 CD플레이어 등에 들어가는 LSI 제품군과 휴대폰·모니터 등에 사용되는 LCD 제품군 매출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CPU 분야는 360억원의 매출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감소하는 등 PC 관련 분야의 매출 비중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삼성광전(대표 이준협)은 올 상반기 매출 926억원에 영업이익 35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을 달성, 지난해 전체 실적의 80%선에 육박하는 신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플래시 메모리와 TFT LCD 분야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30%와 780%에 달하는 큰 성장세를 보이는 등 정보기기 관련 부품들의 성장이 이를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피씨디렉트(대표 서대식)도 상반기 중 매출액이 42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회사측은 4월 이후 디지털 가전기기에 들어가는 CE용 하드디스크 등 고가 제품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매출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제이씨현(대표 차현배)은 올 상반기 매출액이 754억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1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도 지난해와 비슷한 385억원의 외형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이씨현은 핵심사업인 CPU·PC 기반의 멀티미디어 기기 등의 판매가 부진을 보였으며 유니텍전자도 주기판 등 PC관련 부품 판매가 정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찬경 삼테크 사장은 “최근 국내 IT제품 생산기반은 휴대폰, MP3플레이어, 디지털TV 등 해외 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디지털기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에 맞춰 업체들도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해 단순히 부품을 판매하기보다 기술영업에 초점을 두고 영업을 전개하는 등 유통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