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정보기술(IT)주를 입질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수심리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주요 IT주들에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4월 이후 외국인들의 집중매도 대상이 됐던 IT주들에 대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그동안 과도한 낙폭으로 가격메리트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운신 폭을 제한했던 미국의 금융불안이 완화되고, IT경기의 지표중 하나인 D램가격의 약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등 대외적 증시환경 개선으로 외국인 매수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메리트가 가장 큰 종목이 바로 IT종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의 경우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7일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금액기준) 중 한신평정보를 제외한 9개 종목이 모두 IT종목일 만큼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현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거래소에 비해 다소 불규칙한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IT종목에 대해서는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외국인 매매종목이 국한돼 있고, 한번 매매패턴이 결정되면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외국인 지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은 KH바텍으로 이달초 2.88%던 외국인 지분율이 22일 현재 7.61%까지 늘어났다. 올해초 50%가 넘는 외국인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연 이은 악재로 18%까지 급격히 지분이 축소됐던 휴맥스도 이달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는 대표적인 종목이다.
거래소시장에서도 IT주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지난 7일 이후 13일 매도우위, 22일 관망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줄곧 순매수를 기록해 거래소 순매수 1위 종목에 올랐다. KT는 외국인 지분 한도 확대후 대규모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숨에 순매수 2위로 뛰어올랐다. 이밖에 삼성전자, SK텔레콤, 삼성전기, 삼보컴퓨터 등도 외국인들이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는 대표 종목들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매도 규모를 줄이고 서서히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추세 반전을 단언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호전된 대외 증시 여건을 바탕으로 그동안 비중을 대폭 축소했던 IT주들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만회하려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외국인 매수 규모가 큰 종목뿐만 아니라 대덕전자, 텔슨전자 등 외국인 매수가 재개되고 있는 종목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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