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업체들이 디지털가전, 휴대폰, 이동통신 및 네트워크 장비 등 첨단 고부가가치 품목을 앞세워 ‘제2의 내수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시장 공략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92년 한·중 수교 이후 LG전자·삼성전자 등 전자 대기업들이 대중국 진출을 주도하면서 10년 만에 양국간 최대 교역 및 투자품목으로 부상한 전자·IT분야는 앞으로도 양국 경협의 핵심 테마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교 직전인 지난 92년 7월 톈진에 처음으로 합작공사 설립을 계기로 중국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10년 만에 중국 내 전자제품 브랜드 영향력 2위에 랭크될 정도로 현지 시장개척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오는 2005년에는 올해 예상매출 50억달러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145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프로젝션TV·양문형 냉장고·TFT LCD 모니터·노트북PC·MP3플레이어 등 고부가 디지털 제품과 CDMA휴대폰·이동통신장비 등 정보통신 제품을 앞세워 중국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교 직후인 93년 후이저우 오디오 생산법인 설립으로 중국에 첫 진출한 LG전자는 2005년까지 올해 예상매출 40억달러보다 2배 증가한 8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고 중국내 톱 4위 브랜드로 진입한다는 목표로 디지털가전과 GSM단말기 등 고부가 품목을 중심으로 중국내 합작법인의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연구개발(R&D) 핵심인재를 700명에서 2000명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급성장이 예상되는 정보통신시장의 경우 KT는 정보통신부 및 관련 장비업체들과 공동으로 중국의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며 SK텔레콤은 솔루션·콘텐츠 업체들과 함께 중국의 무선 인터넷 플랫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 세원텔레콤이 지난 5월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와 5억달러 규모의 GSM 및 CDMA단말기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것을 계기로 와이드텔레콤·팬택·하나로통신·KTF 등 휴대폰 제조 및 서비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도 지난해 차이나유니콤의 1차 입찰 당시 영우통신·위다스·중앙시스템·기산텔레콤 국내 30여 중계기업체들이 1억2000만달러 규모의 중계기 공급량을 거의 독식하다시피한 데 이어 올해 2차 입찰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활약이 예상된다.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경우 중국에 초고속인터넷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코어세스·다산네트웍스· 기가링크 등은 중국 현지법인이나 합작사를 설립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많은 물량을 수출하고 있다.
한편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IT품목으로 디지털TV를 비롯해 이동통신장비 및 휴대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광전송장비,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TFT LCD, 반도체, PC 및 주변기기, 디지털콘텐츠 등 10여개 품목을 선정해 대중국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