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케이블TV의 표준인 오픈케이블규격 적용 방침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 미국 규격을 채택, 추진중인 정통부의 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케이블방송사업자협회(NCTA)는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 공문을 보내 미국 정부가 2005년부터 강제 의무화하고 있는 수신자제한시스템(CAS)을 내장한 POD(Point Of Deployment) 분리 의무화 규정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또 FCC 마이클 파웰 위원장도 POD 분리 의무화 규정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이 규정의 삭제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짐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FCC와 같은 정책을 추진해온 정통부의 디지털 케이블TV 정책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NCTA가 주장한 내용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끊임없이 제기돼온 문제였으나 정통부는 CDMA의 예처럼 국내 기업에 의한 오픈케이블 방식의 제품개발 및 상용화로 국내 산업 발전과 함께 미국시장 조기 진출 등을 들어 POD 분리 의무화 규정을 계속 추진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유동적인 상황 변화로 정통부가 고집해온 정책 방향이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여 정통부가 지금까지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또 POD 분리에 따른 부작용과 검증된 제품의 출시지연을 들어 POD 분리 유예와 함께 CAS 내장형 수신기 허용을 요구해온 사업자들의 정책변경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더구나 디지털 케이블TV 조기 상용화를 위해 정부 및 사업자가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통부의 정책 수정이 늦어질 경우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