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권하는 책] NHN 이해진 사장

 좋은 기업을 넘어-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

 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김영사 펴냄

 NHN 이해진 사장(haejin@nhncorp.com)

 

 매년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책을 선물한다. 어떤 책이 좋을까 서점에 들러 둘러보던 중 눈길을 끈 책이 바로 ‘좋은 기업을 넘어-위대한 기업으로’였다. 책장을 넘겨보니 첫 문장이 ‘좋은 것(good)은 큰 것(great), 거대하고 위대한 것의 적이다’였다. 이 첫 문장은 호기심을 유발시키며 나를 이 책으로 빠져들게 했다. 이 책은 어떻게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지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짐 콜린스는 미국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의 공동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짐 콜린스와 21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2000쪽의 인터뷰와 6000건의 논문 조사, 3.8억바이트의 정밀한 데이터를 5년간 15000시간 작업을 통해 분석해 방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65년부터 30년간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중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도약한 11개 기업을 선정했다. 선정된 기업들은 전체 주식시장의 3배 이상의 수익률을 보인 기업으로 애봇·서킷시티·패니마이·킴벌리클라크·뉴커·월그리즈·웰즈 파고·질레트·크로거·피트니 보즈·필립모리스 등이다. 이들 기업은 거의 우리에게 낯설다. 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액수의 연봉을 받는 CEO도, 화려한 경영전략도 없는 기업들이었다. 그러나 이 기업들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전환 후 15년 동안 전체 시장 대비 평균 6.9배에 이르는 누적 주식 수익률을 달성했다. 많은 사람이 20세기 말 미국 최고 기업으로 여기고 있는 GE가 2.5%의 성장률을 이룬 데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짐 콜린스가 제시하는 위대한 기업의 특징은 우리가 성공한 기업들에 갖고 있던 고정관념들을 완전히 깨뜨린다. 위대한 기업에는 스타 CEO가 없다. 11개 기업의 CEO 중 대부분이 유명하지도 않고, 월스트리트 저널 같은 언론에 인터뷰 한번 나가지 못한 인물도 많다. 이들은 대부분 회사 내부에서 승진한 CEO로 외형적으로는 뛰어나 보이는 리더가 아니다. 또한 수줍음을 많이 타고 내성적이지만 겸손하고 일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비전과 전략세우기보다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짐 콜린스가 비교한 다른 유명 기업들은 천재 리더가 비전을 먼저 세우고 사람들을 끌어 모아 비전을 실현해가는 모델을 따랐지만 이런 기업들은 천재가 떠나면 그 모델도 실패한다.

 또한 저자는 스톡데일 패러독스를 언급하면서 성공할 수 있고 성공할 거라는 절대적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눈앞에 닥친 현실 속의 냉혹한 사실들을 직시하라고 한다.

 이밖에도 복잡한 전략보다 고슴도치처럼 일관성 있게 한 가지 일에 매달리는 고슴도치 전략과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일, 자신의 경제엔진을 움직이는 일, 그리고 깊은 열정을 지니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단순한 전략이 위대한 기업을 이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잭 웰치의 자서전을 누르고 아마존 경영서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종합순위 10위권에 들어 있다.

 짐 콜린스가 5년의 연구 끝에 분석해낸 이 결과들은 꼭 기업 경영뿐 아니라 어느 사회활동이나 개인의 성장을 위해서도 적용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왜 위대해져야 하며, 위대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답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