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업계, 전방산업 진출 가속화

 디스플레이가 관련 세트의 품질과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기술로 부상하면서 디스플레이업체들이 고유기술을 바탕으로 관련 세트 등 전방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UPD·오리온전기·현대LCD 등 주요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및 매출 확대 차원에서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컴포넌트·세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경향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SDI(대표 김순택)는 이동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 등 모바일 기기용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를 생산하면서 관련 모듈과 키패드 등 부분품까지 함께 조립하는 형태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노키아를 시작으로 이같은 형태의 공급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전문업체 UPD(대표 박선우)는 PDP 모듈 외에 PDP TV, PDP 모니터 등 완제품사업을 동시에 진행, 상당한 매출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세트사업이 마케팅·홍보·AS 등 부수적인 비용이 많이 들지만, 핵심부품인 PDP 모듈이 뒷받침돼 부가가치는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오리온전기(대표 류완영)는 브라운관(CRT)과 함께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CDT)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데 이어 최근에는 자체 PDP 기술과 모듈을 연계한 완제품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러나, PDP TV는 부대비용이 만만치 않은 만큼 전시·홍보용 모니터로 쓰이는 PDP 모니터 쪽으로 사업을 특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LCD(대표 문영기)도 STN LCD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LCD 모듈과 관련 이동전화 부품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회사측은 “세트업체들도 관리비용 절감과 납기단축 등을 위해 이처럼 기능부품을 추가한 공급형태를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LCD사업부가 최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모듈기술을 응용, 엑스레이용 모니터와 디텍터를 연계한 애플리케이션사업을 추진하는 등 디스플레이업계에서 사업영역 확장 붐이 일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동전화·TV·모니터 등 상당 분야에서 디스플레이를 어떤 것을 채택하느냐가 품질은 물론 가격을 결정할 정도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으로 앞으로 디스플레이업계의 전방산업 진출은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지난 7월부터 제조물책임(PL)법의 시행으로 부담감이 커진 세트업체들이 핵심영역을 제외한 대부분을 아웃소싱 형태로 전환하는 것도 이같은 형상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