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오디오와 20인치 이하 컬러TV가 시장에서 성장세를 멈추거나 자취를 감추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거세게 불어닥친 홈시어터시스템(HTS)과 디지털화 바람이 오디오와 소형TV 모델 단종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오디오의 경우 구색상품을 갖춘 곳도 있으나 2∼3개 전략모델만 남겨놓았거나 단종을 한 업체까지 나오고 있다. 그나마 남아있는 제품의 판매신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컬러TV의 경우 디지털화·대형화 추세에 따라 더이상 구매가 일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생산되는 20인치 이하 제품은 이제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이른바 ‘역마진’ 제품이 됐다.
◇오디오=삼성전자는 자사에서 분사, 중국에 공장을 갖고 있는 블루테크를 통해 오디오 제품을 공급받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이미 2년전 오디오 제조를 중지했다. 아남전자는 TV·HTS관련복합기 등으로 주력을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내수시장에 70만∼120만원대 하이엔드 오디오 3개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대표적 오디오 전문업체인 이트로닉스 정도가 삼성과 함께 오디오 관련시장에서 구색을 맞추고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트로닉스측은 “HTS 사업비중 증가세와 함께 하이파이 오디오 판매가 정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디오는 이제 10만∼30만원대의 하이틴용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제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대형 디지털TV 구매를 선호하지만 DVD리시버 등이 오디오 기능을 수행하는 마당에 4단형 하이파이 오디오는 공간만 차지하는 거추장스런 제품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튜너앰프·DVD데크·카세트데크의 하이파이 오디오는 미니 오디오, 포터블 오디오 수요로 대체되는 한편 디지털리시버 등에 그 자리를 내주고 있다.
이트로닉스 오계열 팀장은 “올해 HTS시장은 지난해의 두배 규모인 1300억원에 이르겠지만 재래식 오디오시장은 소형인 미니와 포터블 컴포넌트 중심으로 지난해 수준인 25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인치 이하 TV=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20인치 TV는 소형이 아니었다. 또 수요도 모텔과 편의점 중심으로 대량 공급길이 열려있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불어닥친 디지털TV 바람은 이 시장의 축소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34만대가 팔렸다는 디지털TV에 비하면 월등하지만 20인치 이하 소형TV는 연간 70만∼80만대 판매 규모에 불과하다.그나마 구색을 갖추면서 세컨드 가전용 수요와 기업 판촉용 제품 수요만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텔·편의점 등도 이제는 대형·디지털TV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구색상품으로 갖춰놓았지만 이제는 삼성·LG·대우·아남 등 4사 정도가 주도하고 있는 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단종 움직임이 일고 있다.
20인치 이하 제품은 10만원대 이하, 심지어는 7만∼8만원대 한정상품으로까지 등장하면서 주류 상품군에서 밀려나 있다. 소형TV는 단가를 15만원으로 잡더라도 150억원에 불과한 천덕꾸러기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