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안과 김우중 원장(http://www.eyesamsung.co.kr)
안과 수술에서 레이저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장비다. 극도로 미세하고 투명한 조직인 눈을 수술하는 데 레이저를 대체할 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안과에서 레이저하면 시력교정술에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만을 떠올리지만 실제 아르곤·홀뮴·야그 레이저 등 10여가지의 레이저가 널리 쓰이고 있다.
안과용 레이저는 국내에 80년대초 도입됐다. 현재 고도근시 교정술을 비롯해 원시교정·당뇨성 망막증·망막박리·후발성 백내장·녹내장 등 다양한 안과질환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근시교정술에 쓰이는 엑시머 레이저는 각막 중심부의 조직을 절제·연마함으로써 각막을 원하는 형태로 깎아내 시력을 높여준다.
아르곤 레이저는 조직에 대한 열응고성을 이용해 이상이 있는 안세포를 파괴하는 등 주로 당뇨성 망막증이나 망막박리 수술에 쓰인다. 당뇨성 망막증은 당뇨로 인해 안구에 새로운 혈관이 생겨 작은 충격에도 출혈이 되는 질환으로 문제 부위를 레이저로 지지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안세포에 구멍을 뚫는 기능을 가진 야그 레이저는 녹내장을 치료하거나 후발성 백내장 치료에 이용된다. 녹내장은 눈 속 모양체에서 생성된 눈물이 배출되는 통로가 막혀 안압이 상승해 나타나는 질환인데 야그 레이저는 조리개에 미세한 구멍을 낸다.
또 최근에는 원시교정·눈물샘 수술·녹내장 치료에 다양하게 쓰이는 얼븀 레이저와 홀뮴 레이저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홀뮴 레이저는 원시(노안)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레이저 각막 성형술(LTK)’에 이용된다. LTK는 각막의 중심부는 건드리지 않고 시력과 직접 관계가 없는 주변부 각막을 열수축시켜 굴절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녹내장 치료에도 홀뮴 레이저가 쓰인다. 각막에서 1㎜ 정도 떨어진 부위를 1㎜ 가량 절개해 탐색침을 놓은 다음 레이저로 미세한 구멍을 뚫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정교한 눈 조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안과영역에서 레이저기기는 어느 진료과목에서보다 큰 기대치를 갖게 한다. 많은 사람이 염원하는 ‘잘 보이는 눈’을 갖기 위한 라식수술은 이미 대중적 시술로 자리잡았고, 과거에는 늙으면 눈이 어두워지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제는 레이저를 이용해 젊은 눈을 되찾을 수 있다. 단 백내장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레이저가 아직 개발되지 못했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레이저 기술의 발전은 사람의 손으로 치료할 수 없던 많은 안과질환을 극복하는 지름길이 됐다. 따라서 보다 발전된 형태의 레이저가 개발되는 것만이 안과 치료 분야를 넓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라고 하더라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기의 시력교정술인 엑시머 레이저의 경우 각막 혼탁이나 근시 역행 등의 단점을 드러냈고 라식 역시 도입 초기부터 안전성의 문제가 제기됐다. 라식수술의 특성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전문의가 시술한 환자 중 일부는 각막 붕괴나 각막 돌출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도입 초기 라식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온 결과였고 최근에는 대부분 안정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해 고도 근시를 가진 환자들에게 권장할 만한 수술로 자리잡았다.
이렇듯 레이저의 성능이 향상되고 특성화됨으로써 치료효과가 좋아지는 것은 틀림없지만 최신의 레이저는 거의 예외없이 수억원대의 수입품이기 때문에 환자의 의료비가 더불어 상승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국내 보험수가제도는 고도의 의료기술을 제대로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과 레이저기기의 지속적 연구개발과 더불어 적정수준의 보험수가가 정착돼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고급진료를 되돌려 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