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대형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업체들의 파상적인 가격 공세로 국내 업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럴일렉트릭(GE)·필립스·지멘스 등 외국 의료기기 업체들은 최근 시장 확대책의 일환으로 MRI의 공급가를 평균 20∼30% 인하하는 등 가격 공세를 퍼붓고 있다.
특히 이들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거대 자본을 앞세워 국내 업체들의 주 시장인 중형급 병원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아래 국산 제품과의 가격차를 줄여 나가고 있어 국내 업체들의 시장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1.5테스라짜리 외산 MRI의 경우 16억원대가 정상 가격이지만 이들은 국산품과 비슷한 12억∼13억원대에 책정해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메디너스·아이솔테크놀로지·에이아이랩 등 국내 업체들도 공급가를 10억원대로 대폭 인하하는 등 맞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초전도 마그넷 등 주요 핵심 부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계의 입장을 고려하면 외국 업체와의 가격 싸움은 국내 업체들의 완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국산 제품보다는 유명 외국 제품을 선호하는 병원들이 적지 않아 시장 수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출연기관 등의 자금 및 기술지원으로 개발된 제품들이 외국 업체들의 가격덤핑으로 사장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은 가격덤핑이 계속되면 상당수 업체들이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