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동기방식(WCDMA) IMT2000 설비 투자가 본격화되고 해외 통신 벤처들의 한국시장 공략이 가열되고 있지만 국내 중소형 유무선 통신장비업체들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국내 대기업과 해외 거대 통신장비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외 통신장비시장에서 철저히 따돌림당하고 있어 당분간 주가회복은 힘겨울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스닥이 지난 6일 직전 저점을 기준으로 9% 가량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텔시스템즈, 웰링크, 한아시스템, 케이엠더블유 등 주요 통신장비 관련 종목은 시장수익률을 밑도는 주가상승률에 그쳤다. 이 기간 반도체장비, 휴대폰부품 등이 주가 강세를 보이며 시장상승세를 주도했지만 이들 정보기술(IT) 장비 관련 종목들은 철저하게 시장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무선 통신장비주들이 이처럼 주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수요회복이 불투명한 데다 대형 통신서비스업체들의 설비투자와 신규 장비 도입이 장기간 지연되면서 개별업체의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유선 통신장비 부문은 IMT2000 등 신규 수요를 갖고 있는 무선 통신장비 부문에 비해 훨씬 더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용상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선 통신장비업체들은 ADSL, 케이블 초고속인터넷 등과 같은 초대형 이벤트가 다시 생기지 않는 한 시장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성장에 따른 주가 약세는 필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상민 연구원은 “무선 통신장비 부문도 IMT2000용 안테나, 중계기 등에서 일부 수요가 발생하겠지만 대기업 장비업체에 따라가는 부수적 수요인 데다 저가경쟁 등으로 수익성까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비관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IMT2000 통신장비시장도 올해 예정된 2차 물량 도입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고 물량 자체도 1차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이들 중소 통신장비업체의 수혜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편 미국 증시의 유력 통신장비업체이자 국내 IMT2000 장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키아는 지난 7일(현지시각)부터 22일 현재까지 각각 13%, 27%의 강한 상승세를 타며 국내 통신장비업종과는 판이한 주가흐름을 보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